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경험할 폭염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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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회승 기자]
▲ 아쿠아리움의 대형 액자로 장식한 수족관 위대한 화가가 그린다고 해도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다. 자연은 살아 숨쉬는 예술이며 그림이다. |
ⓒ 엄회승 |
위대한 화가가 그린다고 해도 이보다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아쿠아리움의 대형 액자 틀로 장식한 수족관을 보며 느낀 건 자연은 살아있는 예술이며 그림이라는 것이다.
추석 연휴를 맞아 딸과 나들이를 했다. 아쿠아리움과 높은 층고로 유명한 도서관이다. 입추에 여름이 지나고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처서도 지났지만, 더위는 꺾일 줄 모른다. 심지어 곧 추석임에도 대형 쇼핑몰 안에 사람들의 옷차림은 한 여름을 방불케 한다.
오늘도 날씨는 열대야에 30도 가까운 한여름 더위를 보였다. 계절은 가을이지만 가을을 느끼기 어려운 날씨였다. 더위도 식힐 수 있고, 평소 가고 싶었던 도서관이 있는 곳이었기에 딸과 가게 됐다.
▲ 한옥과 수생생물 우리 한옥과 수생생물을 조화롭게 전시해 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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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는 이 도시 위에 거대한 구조물들을 끊임없이 움직여 세우고 쌓아왔다. 인간의 욕심으로 바벨탑을 쌓고 있는 것이다. 그곳에서 미래를 꿈꾼다. 하늘이 노해 이상기후를 보내는데도 우리는 계속 더 높은 탑을 세우고 그곳에서 생산된 쓰레기조차 탑을 쌓아가고 있다.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을 세우고 쌓았다. 탑처럼 쌓인 쓰레기들은 더 이상 태우고 쌓을 수 없자 바다에까지 버려지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우리는 정말 안녕한 걸까.
매너티는 세계 멸종 위기 동물이다. 이 아쿠아리움에서 작년까지는 볼 수 있었으나 두바이 아부다비 국립 아쿠아리움으로 이동해 현재는 볼 수 없어 안타까웠다. 그 대신 딸이 좋아하는 남극 신사 펭귄이 반겼다. 풍덩 유영하는 모습과 포토 타임을 아는 듯 펭귄들이 우리를 향해 나란히 서 있었다. 펭귄이 일렬로 서 있는 것만으로 귀여움에 탄성을 자아냈다.
▲ 수족관의 귀여운 펭귄 우리를 향해 일렬로 나란히 서서 있는 것만으로도 귀여움에 탄성을 자아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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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 전시를 보고 도서관 근처 카페에서 차와 빵을 간단히 먹고 빼곡히 들어선 수많은 상점을 뒤로 하고 지하철로 향했다. 저녁이 되어도 찌든 듯한 더위는 가시지 않았고 숨이 막히는 습도로 답답함은 이어졌다. 어쩜 오늘이 우리가 맞이하는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한 매체에서 들었다.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지금 이 기후 위기는 근심과 걱정으로 다가온다.
부디 딸이 살아가야 할 앞으로의 미래가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1997년 외환위기가 했던 아나바다 운동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쓰고 다시 쓰는 운동 기후위기인 지금에서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당장 실천해야 할 미래세대에 대한 책무이다. 어려운 경기에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고 환경도 보호하는 자그마한 실천부터 내일이 아닌 오늘부터 시작해 보자.
▲ 아름다운 바다생물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할 지구, 우리가 보호하고 가꿔나가야할 책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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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필자의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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