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 터진 임산부, 병원 75곳서 거부…"책임 안 묻는다" 서명하고 나서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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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촉발된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서 충북 청주에서 임신 25주 차 된 임신부가 양수가 새어 나와 119에 신고했지만, 75곳의 병원에서 거절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주말인 14일 오전 11시 25분쯤 "임신 25주 차에 양수가 터졌다"는 신고를 받은 소방 당국이 임산부를 치료할 병원을 찾기 위해 전국 75곳의 병원에 연락을 취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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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태아와 임산부 모두 안정된 상태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촉발된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서 충북 청주에서 임신 25주 차 된 임신부가 양수가 새어 나와 119에 신고했지만, 75곳의 병원에서 거절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주말인 14일 오전 11시 25분쯤 “임신 25주 차에 양수가 터졌다”는 신고를 받은 소방 당국이 임산부를 치료할 병원을 찾기 위해 전국 75곳의 병원에 연락을 취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양수가 터진 임산부는 하혈까지 하는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서울과 인천, 경기,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의 대형병원은 “산부인과 의사가 없다”, “신생아 병실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환자를 거부했다.
신고를 받은 지 4시간이 훌쩍 넘긴 오후 3시 39분께 소방본부는 비상 의료 관리상 황반을 운영 중인 충북도 상황을 알렸다. 청주의 산부인과에서 임신부가 치료받은 것은 그로부터도 2시간여가 지난 5시 32분이었다. 이마저도 보호자가 ‘아이가 잘못돼도 병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취지의 서류에 서명하고 나서야 가능했다. 다행히 임신부와 태아 모두 안정된 상태다.
지난 10일에는 제주에서 고위험 임산부가 신생아 중환자실이 부족해 인천까지 이송되는 상황도 있었다. 제주대병원은 제주에서 유일하게 신생아 중환자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신고 당시 여유 병상이 없어 입원이 불가능했다.
의료 공백 길어지는데 근무 의사 블랙 리스트 등장
최근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면서 대학병원 대기 시간이 늘고 일명 ‘응급실 뺑뺑이 사망’이 벌어지는 가운데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한 블랙리스트가 등장해 공분을 샀다. 의사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아카이브(정보 기록소) 형식의 한 사이트에는 '응급실 부역'이라는 이름과 함께 응급실을 운영하는 병원별 근무 인원이 일부 근무자 명단과 함께 게시됐다. 명단에는 '000 선생님 감사합니다. 불법파업을 중단하고 환자 곁을 지키시기로 결심한 것 감사합니다' 식으로 근무 의사의 실명이 적혀 있다.
이에 검찰은 복귀 전공의 명단을 작성해 공개한 의사 A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됐지만, 경찰은 법률 검토 끝에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향후에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의료진을 사이버상에서 집단적으로 조롱, 멸시하는 범행에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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