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직전에 '트럼프 암살 시도' 터졌다…무당층 흔들리나 [트럼프 또 암살 모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암살 시도 사건이 발생하면서 16일(현지시간)로 50일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앞서 지난 7월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야외 유세 도중 발생한 총격 암살 시도에 이어 두 달 만에 발생한 사건이다. 암살 시도 동기와 배후 등이 아직 정확히 밝혀지기 전인 만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체포된 용의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진상이 드러날 경우 초박빙으로 흐르는 대선 판도에도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월 버틀러에 있었던 사건은 트럼프 유세가 한창 진행 중일 때 발생했고 사건 당시 범인이 현장에서 비밀경호국(SS)의 대응 사격을 받고 곧바로 사망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범행 동기ㆍ배경 등은 아직 물음표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용의자가 현장에서 체포된 만큼 사건의 전모가 밝혀질 경우 대선 정국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 소속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주 정부가 이번 사건을 독립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의자인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58)를 상대로 한 연방수사국(FBI)의 사건 경위 조사와는 별개로 플로리다주 정부가 진상 조사를 시도하겠다는 것으로 이번 사건 조사에서 조금이라도 미진한 점이 남아 있어선 안 된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사건은 지난 6일 노스캐롤라이나주가 부재자 우편투표 용지 발송을 시작하는 등 사전투표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터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선 D-50인 16일에는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수 있는 핵심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사전투표 절차가 시작된다.
지난 7월 13일 발생한 암살 미수 사건은 이틀 뒤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7월 15~18일)에 영향을 미쳐 트럼프 지지 세력을 강하게 결집하게 만들었다. 지난 10일 대선 TV 토론에서 ‘판정패’ 평가를 받으며 수세에 몰리는 듯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국면 반전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 두 번의 총격 시도에도 건재를 과시하면서 아직까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무당파 부동층에 ‘미국을 이끌 강인한 지도자’로 어필하며 한 표를 호소하는 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 사건 직후 자신의 선거자금 모금 사이트를 통해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안전하고 건강하며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며 “나는 여러분을 위해 싸우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지지자들에게 선거자금 모금을 독려했다.
다만 야외 유세를 한창 벌이던 중 총격을 받아 귀에 피를 흘린 채 “싸우자(Fight)”고 외쳐 강한 인상을 남겼던 7월 버틀러 사건과 달리 이번에는 유세 등 공적 행사가 아니었고 개인 소유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도중 암살 시도가 사전 발각됐다는 점에서 파급 효과가 당시와 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또 이번 사건이 트럼프 지지층을 거듭 결집시킬 경우 그 반작용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층의 역결집을 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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