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코스 “바흐와 쇼스타코비치는 사랑·자유의 창문 열어줘”

장지영 2024. 9. 1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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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출신의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로도 활동하는 레오니다스 카바코스(57)가 내년 롯데콘서트홀의 '클래식 레볼루션' 예술감독으로 선임됐다.

카바코스는 올해 클래식 레볼루션의 마지막 무대에서 사오치아 뤼 지휘 KBS교향악단과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한 뒤 앙코르로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1번 3악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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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클래식 레볼루션’ 예술감독 선임
내년 롯데콘서트홀의 ‘클래식 레볼루션’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바이올리니스트 겸 지휘자 레오니다드 카바코스. (c)Marco Borggreve

그리스 출신의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로도 활동하는 레오니다스 카바코스(57)가 내년 롯데콘서트홀의 ‘클래식 레볼루션’ 예술감독으로 선임됐다. 클래식 레볼루션은 롯데콘서트홀이 2020년부터 여름마다 작곡가를 테마로 여는 클래식 축제다. 내년 8월 말에서 9월까지 열리는 제6회 클래식 레볼루션은 바로크 음악을 대표하는 요한 세바스찬 바흐와 구소련 시절 대표적인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카바코스는 올해 클래식 레볼루션의 마지막 무대에서 사오치아 뤼 지휘 KBS교향악단과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한 뒤 앙코르로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1번 3악장을 선보였다.

카바코스는 최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내게 친숙한 곳이며, 재능있는 한국 음악가들과도 친분이 있다. 한국에서 클래식 축제의 예술감독으로 일할 기회가 찾아와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바흐와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은 사랑, 자유, 희망 등 우리가 바라는 가치들에 창문을 열어주는 음악가들”이라며 “두 사람의 음악을 함께 들으면 훨씬 특별하게 다가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롯데콘서트홀에서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레오니다드 카바코스. (c)롯데콘서트홀

바흐는 바로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오르간 연주자이자 작곡가로, 클래식 음악의 출발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쇼스타코비치는 1950년 동독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바흐 서거 200주년 음악제에 다녀온 뒤 불과 다섯 달 만에 ‘24 전주곡과 푸가’ op.87을 작곡했다. 음악제가 주최한 제1회 바흐 콩쿠르에서 러시아 여성 피아니스트 타티야나 니콜라예바의 연주를 듣고 깊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쇼스타코비치의 ‘24 전주곡과 푸가’는 형식적으로 바흐의 음악을 이었다.

카바코스는 “바흐는 인간이 쓸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음악을 창조했다고 생각한다. 신과의 대화가 음악에 녹아 있다. 반면 쇼스타코비치는 인간의 고뇌와 고통을 대변하는 음악을 썼다. 소련 체제로 인한 우울함일 수도 있고, 인간의 미숙함 자체에서 오는 불행일 수도 있다”면서 “이렇게 대비되는 두 음악을 통해 시대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콘서트홀의 2024 클래식 레볼루션에서 연주하는 레오니다드 카바코스. (c)롯데콘서트홀

그는 축제에서 공연 외에 마스터 클래스나 관객과의 토론 자리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음악에 있어서 ‘상호작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그가 바이올리니스트에서 지휘로 활동 영역을 넓힌 것도 연주가들과 생각을 나누는 ‘상호작용’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연주자와 지휘자의 역할은 음악과 관객을 연결하는 메신저라고 생각한다”면서 “저희가 무대에 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 ‘나’라는 사람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대신 오케스트라는 하나의 공동체가 되고, 악보에 적힌 것들은 음악으로 살아난다”고 피력했다.

카바코스는 1985년 17세의 나이에 핀란드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미국 인디애나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2위, 1988년 이탈리아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 1위를 차지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특히 1991년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초연 버전을 세계 최초로 녹음해 화제가 됐다. 세계 주요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과 협연을 해온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지휘자로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2001~2009년 카메라타 잘츠부르크의 지휘자와 음악감독을 역임했으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에서도 객원 지휘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2018년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롯데콘서트홀에서 가진 내한공연에서는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 등의 솔로를 맡는 한편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 등을 지휘하며 지휘자로서의 면모를 전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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