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답노트 명확한데, 포스테코글루만 모르쇠 "세트피스보다 훨씬 중요한 큰 그림 있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홋스퍼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홋스퍼의 문제가 세트피스에만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1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4라운드를 치른 토트넘이 아스널에 0-1로 졌다.

이날 토트넘은 아스널보다 유리한 상황에서 경기에 임했다. 이브 비수마를 제외하면 주전 선수 중 부상이 없었고, 로드리고 벤탕쿠르가 해당 포지션을 어느 정도 잘 메울 수 있었다. 도미닉 솔랑케와 미키 판더펜이 부상에서 돌아오며 전력도 지난 경기보다 더 강해졌다. 토트넘은 공격적인 4-3-3 전형을 가동해 경기 내내 높은 점유율로 아스널을 압박했다.

반대로 아스널은 미드필더들의 잇단 이탈로 곤경을 겪었다. 이적생 미켈 메리노가 어깨 부상으로, 주장 마르틴 외데고르가 발목 부상으로 빠진 데다 데클란 라이스가 지난 경기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해 북런던 더비에 나설 수 없었다. 사실상 주전으로 뛸 만한 미드필더가 토마스 파티와 조르지뉴뿐이었고,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4-4-2에 가까운 전형으로 중원 숫자를 줄이는 선택을 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세트피스 한 방에 무너졌다. 아스널은 점유율을 의도적으로 포기하며 직선적인 역습으로 토트넘 뒷공간을 위협했다. 또한 세트피스로도 계속 토트넘 골문을 위협했다. 그 결과 후반 19분 부카요 사카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을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가 타점 높은 헤더로 연결하며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토트넘의 세트피스 약점이 또 한번 드러났다. 해당 상황에서 아스널은 순간적으로 가까운 골대 쪽으로 많은 선수가 이동했는데, 이는 아스널이 자주 사용하는 패턴이었기에 토트넘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모두가 가까운 골문에 시선을 뺏기는 우를 범했고, 그 덕에 마갈량이스가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마크를 벗겨낸 뒤 수비 방해를 받지 않고 헤더골을 터뜨릴 수 있었다.

토트넘의 세트피스 수비 문제는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지적된 문제다. 올 시즌에는 아직까지 직접적인 세트피스 실점은 없었지만 지난 뉴캐슬유나이티드와 경기 코너킥 이후 상황에서 선제실점을 한 전적이 있다. 아스널과 이전 맞대결에서도 토트넘은 코너킥으로만 2실점을 하며 2-3으로 패했다. 심지어 당시 결승골 실점 장면은 이번 경기 결승골 실점 장면과 판박이였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홋스퍼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세트피스 수비가 결정적이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대부분 시간 동안 아스널을 잘 묶어뒀지만 단 한 번 기회를 허용한 대가를 지불했다. 아스널은 중요한 순간을 가져갔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았다"며 "세트피스는 분명 큰 위협이 됐다. 한 번이면 된다. 로메로뿐 아니라 모두의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람들은 내가 세트피스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지속될 내러티브"라며 "우리는 다른 모든 팀과 마찬가지로 세트피스를 훈련한다. 말했듯 오늘 우리는 대부분 이 문제를 정말 잘 처리했지만 단 한 순간 실수로 대가를 치렀다"고 말했다. 더불어 "우리가 원하는 곳에 도달하는 데 있어 세부 사항보다 훨씬 더 중요한 더 큰 그림이 있다.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지금 토트넘 축구를 의미 있는 축구로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날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우리는 많은 영역에서 발전하고 있으며, 그 모든 발전에는 새로운 도전과 극복할 장애물이 있다. 올 시즌 4경기는 지난 시즌 첫 4경기보다 더 일관되고 매력적이지만 우리 결과는 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개선점만 빠르게 적용한다면 토트넘이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할 수 있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아스널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