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신재생·전기차 vs 트럼프 방산·조선 [US REPORT]
미국 대선을 두 달 앞둔 9월 두 후보는 여전히 박빙 구도다. 최근 유명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는 선거인단 기준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2.4%의 확률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2008년과 2012년 미국 대선에서 탁월한 예측 능력을 보여주며 주목받았다. 2008년 당시 미국 대선 50개 주 중 49개 결과를, 2012년에는 미국 50개 주 선거 결과를 모두 적중시킨 바 있다. 주별 지지율 데이터를 가공해 미국 전체 선거인단 판세를 읽어내는 데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ABC뉴스가 운영하는 정치 분석 사이트 파이브써티에잇(538)은 카멀라 해리스의 승리를 예상한다. 538은 이세돌과 대결한 알파고가 사용해 유명해진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을 1000번 돌려 결과를 분석했다. 그중 579회에서 해리스가 트럼프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엇갈린 분석은 두 후보 간 승리 가능성이 여전히 오차 범위 내에 있음을 보여준다.
아직까지 누구의 승리도 점칠 수 없는 상황이라 증시는 ‘트럼프 트레이드’ ‘해리스 트레이드’를 오가며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특정 후보 지지율이 반등할 때마다 증시가 옷을 갈아입으며 널뛰기 행보를 보이는 식이다.
지지율 반등 때마다 널뛰는 美 증시
지금까지의 증시 움직임을 분석하면 에너지·금융·방위 산업 등이 트럼프 재선 시 주요 수혜 업종으로 주목받는다. 트럼프는 2017년 법인세를 대폭 인하하며 기업 이익이 급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재선 시 추가 감세와 규제 완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월가에서는 특히 석유·가스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뚜렷해질 것이라 전망한다. 이 경우 엑손모빌 같은 대형 에너지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인수합병(M&A)에 대해 관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대형은행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해리스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재생에너지와 기후변화 대응이 주요 수혜 업종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 기조를 이어받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기반으로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산업을 중점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널드 템플 라자드 최고시장전략가는 “해리스 당선은 넥스트에라에너지 같은 재생에너지 기업에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태양광 마이크로 인버터 개발 기업 ‘인페이즈에너지’, 냉난방공조 업체 ‘존슨콘트롤즈’, 친환경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국내 증시에서도 트럼프와 해리스의 당선 가능성에 따른 영향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해리스가 승리할 경우 2차전지, 자동차,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들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반대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방산·조선 업종이 선호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 = 홍장원 특파원 hong.j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6호 (2024.09.11~2024.09.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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