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밭 거닐고 호랑이도 만나요”...백두대간서 만끽하는 가을
가을을 맞아 백두대간 자락에서 호랑이가 뛰노는 모습을 보고, 자생식물을 감상하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축구장 4배 넓이의 호랑이숲이 있는 경북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다.
12일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에 따르면 경북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추석 연휴를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추석 연휴 기간 투호·윷놀이·제기차기 등 전통놀이를 할 수 있고 백두랑이 캐릭터 풍선 나눔행사, 한가위 행복 나눔 추억의 선물 뽑기, 버스킹 공연(14일) 등을 즐길 수 있다. 수목원은 추석 당일인 17일을 제외하고 14일부터 18일까지 무료 개방된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하 수목원)은 아시아 최대 규모(5179ha)다. 자생식물 1728종과 특산식물 163종, 재배식물 2446종, 희귀식물 318종 등을 보유하고 있다. 약용식물원·덩굴정원·모험의숲·추억의정원·야생화언덕·매화원·나비정원 등 38개 전시원이 있다.
특히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2024 백두대간봉자페스티벌에서는 가을밤 수목원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꽃바람으로 물든 봉화 무릉화원’을 주제로 11일간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봉화 계약재배 농가가 재배한 자생식물인 구절초·추산쑥부쟁이·산국 등을 만나는 자리다. 앙상블유니송의 ‘가을밤 클래식 공연’에 이어 ▶야간에 즐기는 마술 드로잉 쇼와 밴드 공연인 ‘봉자夜놀자’ ▶꽃아일체 도감 채우기 ▶숲레포츠 ‘나무야 놀자’ ▶백두산 호랑이 생태해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다음 달 5일에는 사과밭 길과 금강소나무가 울창한 숲길을 걷는 ‘제2회 백두대간 가든하이킹’도 열린다. 올해로 2회차를 맞는 행사는 지역의 자랑인 사과밭 길을 거쳐 금강소나무 숲길과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전시원을 누비는 힐링 걷기 행사다. 이번에는 장애인·가족·연인 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베이직 코스(6㎞)와 하이킹 마니아를 위한 어드밴스(17㎞) 코스가 신설됐다.
특히 백두대간 가든하이킹을 하면 지나는 호랑이숲에서는 동물원의 좁은 우리를 떠나 백두대간 자락으로 이사 온 호랑이 6마리를 만날 수 있다. 산림청은 호랑이가 자연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2009~2015년 2200억원을 들여 수목원을 조성할 때 숲 형태의 호랑이 우리를 조성했다.
축구장 4배를 합친 크기인 3만8000㎡의 초원에서 호랑이가 나무를 뛰어오르며 놀 수 있도록 목재 시설물이 조성됐고, 호랑이가 들어가서 쉴 수 있는 인공동굴도 만들었다. 현재 이곳에 사는 호랑이 6마리는 한청·우리·한·도·태범·무궁이다. 각지에서 온 호랑이는 처음에 동물관리동 30여㎡(10여 평) 방에서 쇠고기와 닭고기 4~6㎏으로 이뤄진 특별 식단을 먹으며 1년이 넘게 숲에 적응했다. 지금은 자연 상태로 조성된 드넓은 방사장에서 백두대간을 만끽하면서 뛰어논다.
수목원에는 세계에서 단 2개뿐인 종자영구저장시설 ‘시드볼트’도 있다. 국내 종자뿐만 아니라 세계 야생식물 종자를 기탁받아 저장해 기후변화 및 자연재해로부터 미래를 지키기 위해 만든 시설이다.
한창술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원장은 “추석맞이 무료 개방을 통해 가을꽃으로 물든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관람하고, 가족과 즐겁고 풍요로운 한가위가 되길 바란다”며 “가을을 맞아 축제도 마련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봉화=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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