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까지 조인다…7개 시중은행 주담대·전세대출 규제 총정리

김남준 2024. 9. 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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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를 은행권에 주문하면서, 막히는 대출이 늘고 있다. 다만 은행별로 대출 정책이 모두 제각각이라 소비자 혼란이 크다. 주요 7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SC제일은행)의 최신 가계대출 규제 현황을 정리했다.


7개 시중銀 중 4곳 유주택 주담대 중단


최근 은행들의 가계대출 규제는 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전세대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이미 집이 있는 유주택자에 대해 이런 대출 취급을 중단한 곳이 많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6개 시중은행 중 하나‧기업‧SC제일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은 모두 유주택자에 대해 주담대 취급을 중단했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뉴스1

다만 매수하는 주택이 있는 지역별로 기준이 조금 다르다. KB국민은행은 서울‧수도권 집을 매수하는 경우 1주택자 이상에게, 기타 지역은 2주택부터 주담대를 내어주지 않기로 했다. 우리와 NH농협은행은 서울‧수도권에 집을 사는 유주택자에게만 주담대 취급을 중단한다. 신한은행은 지역과 상관없이 유주택자 모두에게 주담대를 빌려주지 않는다.

이 경우에도 예외는 있다. 대표적으로 갈아타기 수요다. 원래 집이 있는 사람이 새로운 집으로 갈아탈 때 기존 집을 매도한다는 것을 조건으로 하면 주담대를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세대원이 유주택자인데 본인이 결혼으로 새로운 집을 사는 경우나, 2년 이내 상속으로 어쩔 수 없이 유주택자가 된 경우도 주담대를 빌릴 수 있다.


은행 2곳은 유주택 전세대출 중단…조건부는 대부분 막아


유주택자에게 아예 전세대출까지 중단한 은행도 있다. 신한‧우리은행은 세대원 중에 집에 한 채라도 있다면 전세대출을 내어주지 않기로 했다. 다만, 직장이전‧자녀교육‧질병 치료‧부모봉양‧이혼 등의 사유를 입증하면 전세대출을 유주택자라도 내어 준다. 또 분양권 취득으로 유주택자가 된 사람도 전세대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조건부 전세대출은 대부분의 은행에서 막혔다. 집주인이 집 산 대금을 다 완납하지 않은 상황에서 임차인을 구할 때, 임차인은 이 조건부 전세대출을 이용한다. 이런 식의 전세대출이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에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KB국민‧신한‧우리‧NH농협‧기업은행이 취급을 막았다. 다만 KB국민은 오는 11월부터 조건부 전세대출을 다시 허용하기로 했다.


신규 분양 아파트 전세대출도 막혀


조건부 전세대출이 중단되면서 특히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신규 분양 아파트에 청약된 사람들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입주 때부터 임차인을 구해 임대 보증금으로 분양 잔금을 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규 분양 아파트 입주 때 내어주는 전세대출도 조건부 전세대출에 해당한다. 다만 조건부 전세대출을 막은 은행들도 “잔금을 집주인이 자기 돈으로 이미 납부했다면, 전세대출을 내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만기 30년 줄이고, 생활안정자금도 한도 제한


유주택자의 주담대와 전세대출, 조건부 전세대출 외에 최근 은행들이 도입한 대표적 가계대출 규제는 주담대 만기 축소 및 생활안정자금대출 한도 축소다. 우선 주담대 만기는 KB국민‧신한‧우리‧기업은행 4곳에서 모두 30년으로 제한됐다. 현행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소득 대비 1년 상환 금액의 비율을 제한하기 때문에, 만기가 줄면 그만큼 대출 한도도 감소한다.
서울 아파트 전경. 중앙일보

주담대 생활안정자금은 사실상 거의 모든 은행에서 막혔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은행은 모두 주담대 생활안정자금을 1억원으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집주인이 집을 임대했다가 나중에 임대보증금을 반환할 때 이 주담대 생활안정자금을 많이 이용한다. 이 때문에 갭투자를 한 사람은 주담대 생활안정자금이 막히면, 세입자 임대보증금을 내어주기 곤란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KB국민은행은 전세금 반환 목적의 생활안정자금대출은 한도를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또 하나‧NH농협‧기업은행은 다주택자에 한해서만 생활안정자금 한도를 막는다.

신용대출‧‘마통’도 일부 은행 제한


신용대출 한도를 죄는 은행도 있다. KB국민과 신한은 연 소득의 100% 내로 신용대출 한도를 낮추기로 했다. 만약 다른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이미 받았다면, 연 소득에서 다른 은행 신용대출을 뺀 금액만큼만 대출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본인 결혼‧가족사망‧자녀출산‧의료비로 신용대출을 쓸 경우는 연 소득 150%까지 최대 1억원 한도에서 빌려주기로 했다.

이 밖에 KB국민과 신한은행은 마이너스 통장 한도도 일부 제한했다. 또 KB국민·신한·기업은행은 주담대 거치 기간도 폐지했다.

SC제일은행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들이 금리 외의 방법으로 대출을 막고 있지만, 지방은행들은 아직 대출 규제를 본격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정말 대출이 필요한 수요자라면, 지방은행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주요 시중은행과 달리 지방은행들은 연간 목표한 대출 증가량까지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라 규제를 적극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지방은행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한다면 언제든 규제 시행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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