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이 일상된 국회…서울대 논문 “양당 논평 공격성 3배 증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상호 비방·조롱 논평을 과거보다 더 많이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한국정치학회에 따르면 박종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와 이기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석사과정생은 ‘한국 양대 정당의 공격적 언어 사용 분석’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이들은 딥러닝 기반 사전학습 언어모형인 ‘KoELECTRA’를 활용해 2007∼2023년 양당이 낸 논평 4만5287개를 분석했다. KoELECTRA는 네이버 뉴스와 유튜브 동영상 댓글 약 4만개에 담긴 욕설, 모욕 등을 학습한 언어모형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양당 논평 제목의 공격성 수치는 노무현 정부 시기와 비교해 3배 증가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양당의 하루 치 논평에서 제목의 공격성 증가 폭은 약 2점, 본문에선 약 14점이었다.

연구진은 “가장 높은 수준의 공격성을 담은 제목의 논평이 그 이전 시기 하루 1개 정도 발표됐다면, 윤석열 정부에서는 하루 3개 정도 발표된다는 것”이라며 “본문에서의 공격적 표현도 평균 14개 정도 더 많이 쓰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양당 논평에서는 유의미한 공격성 증가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개별 논평의 공격성 점수에서 국민의힘은 제목 0.24점, 본문 1.47점이었다. 민주당은 제목 0.18점, 본문 1.26점이었다. 분석 대상으로 삼은 기간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양당 논평의 공격 수위를 높였다.

연구진은 “이전까지는 공격적 언어 사용이 주로 야당이 여당을 견제하고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었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여당과 야당 모두에서 공격적 언어 사용이 동시에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방에 대한 공격과 조롱, 비방이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생산적 토론과 협치의 정치 문화가 상호 비방과 조롱으로 대체되는 현상은 민주주의 발전과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