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Plus] 손준호는 결정타일 뿐…"게임 체인저가 없다" 김은중의 한탄, 수원FC 여름 이적시장 후폭풍

김희준 기자 2024. 9. 1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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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중 수원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전북현대전 참패는 실패에 가까웠던 수원FC의 여름 이적시장이 만든 결과물이다. 손준호 계약 해지는 이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 요인이었다.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30라운드를 치른 수원FC가 전북에 0-6으로 대패했다. 수원FC는 선두 울산HD(승점 54)를 추격하는 데 실패하며 리그 3위(승점 48)에 머물렀다.


수원FC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대형 악재를 맞았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잡았던 손준호의 '중국 리스크'가 현실화되며 계약 해지 수순을 밟았다. 지난 10일 중국축구협회는 승부조작 및 금품수수 등에 손준호가 연루됐다고 발표하며 그를 중국 축구계에서 영구 제명했다. 현재는 국제축구연맹(FIFA)에도 징계 결과가 전해진 상태로, 이를 FIFA 징계위원회에서 인용한 뒤 각 회원국에 전달하면 손준호는 더 이상 축구선수로 뛸 수 없다. 그렇기에 손준호는 11일 직접 기자 간담회를 열었으나 오히려 의문점만 불거져 결국 수원FC와 계약 해지로까지 이어졌다.


손준호(오른쪽, 수원FC). 서형권 기자

손준호 이탈로 가뜩이나 얇았던 수원FC 선수층은 종잇장이 됐다. 이날 선발로 나선 11명 외 벤치 자원 중 꾸준히 경기를 소화한 선수는 김태한, 김주엽, 한교원이었고 그나마 한교원은 전북 시절이 대부분이었다. 올 시즌 경기를 아예 뛰지 않은 선수도 황순민, 강교훈, 이현용 등 3명이나 됐다. 이용과 안병준이 부상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벤치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김은중 감독도 이 점을 인정하고 최대한 주전조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경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자원이 적어 휴식기 회복에 중점을 뒀다"며 "경기 내내 최대한 베스트 11을 끌고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최대한 주전 11명을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경기는 김 감독 뜻대로 되지 않았다. 전북은 막강한 선수단을 바탕으로 수원FC를 경기 내내 강하게 몰아붙였다. 전반 18분 이영재의 선제골로 앞서나간 뒤 한 번도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김 감독이 후반 10분 만에 지동원과 윤빛가람을 빼고 한교원과 노경호를 투입해야 했을 정도였다. 게다가 전북은 벤치 자원의 질도 달랐는데 이날 투입된 선수들은 에르난데스, 권창훈, 이승우, 김진규, 전진우였다. 최소한 K리그를 오랫동안 경험했던, 어느 팀이든 준주전급 이상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승우, 윤빛가람, 권경원, 장영우, 김태한(왼쪽부터, 당시 수원FC). 서형권 기자

이는 역설적으로 수원FC가 선수단이 극도로 작아졌음을 보여준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제대로 된 보강을 하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이승우, 권경원 등 공수 핵심 자원과 이영준, 이준석(임대), 정재민 등 유망한 자원들도 여럿 내보냈다. 몬레알과 트린다지는 계약을 해지했고, 이광혁은 사회복무를 위해 팀을 떠났다.


반면 제대로 된 영입은 손준호, 안병준, 한교원에 불과했다. 노경호는 K리그1 적응이 필요한 선수고, 이는 이적시장 막바지 영입한 외국인 센터백 소타도 마찬가지다. 정민기는 후보 골키퍼에 가깝다. 외국인 공격수를 두 명이나 내보내면서도 이들을 대체할 외인을 영입하지 못했고, 엄밀히 말해 손준호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방출된 선수들보다 수준이 높지 못했다. 유일하게 밥값을 했던 손준호마저 '중국 리스크'로 인해 팀을 떠났으니 수원FC 이적시장은 이날 경기처럼 참패에 가까웠다.


준수했던 경기력에 비해 처참한 결과가 나온 것도 결국은 선수단 퀄리티가 하락했기에 발생한 일이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에게 미안한 부분이 많다. 있는 자원에서 최대한 끌어내면서 어렵게 끌고 왔는데 선수들도 힘든 가운데 나를 믿고 따라와주면서 잘 버텼다. 앞으로도 똑같이 해야 할 것 같다. 경기장에서 모든 걸 끌어내고 버텨내는 게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방법이 없다"며 "게임 체인저 자체가 없고, 대안도 없다"며 제대로 된 보강이 이뤄지지 않은 데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득점 기회가 났을 때 넣느냐 넣지 못하느냐로 승부가 갈린다. 전북이 좋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다 보니 그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는 뼈있는 발언도 던졌다.


이승우(당시 수원FC). 서형권 기자

수원FC는 전반기 이승우를 필두로 여러 유망주가 게임 체인저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며 경기를 수원FC 쪽으로 끌고 오곤 했다. 그러나 여름 이적시장에서 제대로 된 보강이 이뤄지지 않은 결과 이제는 주전 11명을 채우기도 버거운 팀이 됐다.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드는 후반기에는 무엇보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 전반기에도 이따금 선수층 한계로 패배를 맛본 바 있는 수원FC는 선두 경쟁의 중요한 분수령에서 또 한번 패하며 여름 이적시장 실패 후폭풍을 실감하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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