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굴복하지 않았다’… 네일샵 가는 우크라 여성들

최민우 2024. 9. 1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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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모든 것이 무너져 가지만, 우리는 네일을 하면서 마음의 평화를 찾습니다. 기분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거예요. 전쟁으로 늘 불안하지만, 네일을 하면 적어도 손을 보면서 '그래도 괜찮아 보인다'고 생각할 수 있죠."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미용실을 하고 있는 빅토리아 굴리예바(30)의 일상을 전하며 우크라이나에서 여성들이 전쟁 중에도 네일 아트 등 사소한 일상을 보내며 전쟁을 버티는 힘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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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mimimisskyiv' 캡처


“전쟁으로 모든 것이 무너져 가지만, 우리는 네일을 하면서 마음의 평화를 찾습니다. 기분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거예요. 전쟁으로 늘 불안하지만, 네일을 하면 적어도 손을 보면서 ‘그래도 괜찮아 보인다’고 생각할 수 있죠.”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미용실을 하고 있는 빅토리아 굴리예바(30)의 일상을 전하며 우크라이나에서 여성들이 전쟁 중에도 네일 아트 등 사소한 일상을 보내며 전쟁을 버티는 힘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침공이 3년째 이어지면서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손과 발톱을 꾸미는 ‘미용’이 단순한 사치를 넘어서 일종의 저항을 담은 사회적 현상이 됐다는 것이다. NYT는 “전쟁의 와중에도 우크라이나 내 미용실들을 여전히 문을 열고 있다”며 “정전과 공습 경보 속에서 네일을 받는 게 쉽지 않지만, 많은 여성들은 그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꾸밈을 통해 전쟁이 그들의 정신과 일상을 완전히 빼앗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우크라이나 여군은 전선에서 머리를 땋고, 젤 네일을 유지하는 자신의 일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 우크라이나 지사장은 이를 두고 ‘빨간 립스틱 효과’라고 표현하며 “여성들이 미용을 통해 사기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이 여성들의 일상을 뒤흔들었지만, 그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마음의 평화를 찾고 있는 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손톱을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인 파란색과 노란색 혹은 국화인 해바라기 색깔로 칠해 애국심을 표현하고 있다. 전쟁 사망자를 기리며 붉은 양귀비 그림을 손톱에 새기기도 한다. 우크라이나의 한 네일샵은 소셜미디어에 “우리를 선택하세요, 적의 죽음에 투자하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애국적인 디자인을 홍보하고 있다.

손톱에 그려진 그림으로 전쟁 희생자들의 신원이 확인되기도 했다. 지난 7월 미사일 잔해에 깔려 사망한 키이우의 한 병원 직원은 분홍색 매니큐어와 흰색 물방울무늬로 신원이 확인됐고, 2022년 3월 러시아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난방 공장 직원은 빨간색 매니큐어와 보라색 하트무늬로 신원이 확인됐다고 NYT는 전했다.

전쟁 초기 러시아군의 주민 학살이 자행된 키이우 외곽도시 부차에 사는 미용사 이리나 다비도비치는 최근 자신의 가게를 다시 열었다. 그녀의 남편은 군에 입대해 전선에서 싸우고 있다. 다비도비치는 “때로는 앉아서 울지만, 아침이 되면 립스틱을 바르고 밖에 나가 꽃에 물을 준다”며 전쟁에 굴복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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