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고비마다 등장…美 대선에 드러난 셀럽의 힘
조지 클루니는 바이든 사퇴 칼럼
일론 머스트, 헐크 호건은 트럼프 지지
11월 미국 대선 레이스에서 결정적 변곡점마다 셀러브리티(유명인)의 ‘힘’이 드러나고 있다. 현존 최고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롯해 여러 유명인이 대선에서 자신의 이름값을 활용해 투표 독려와 후보 지원을 자청하고 있다.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스위프트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이 끝나자마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리스 지지 글을 올렸다.
스위프트는 “나는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좋아요’ 수만 1000만이 넘었다. 스위프트의 팬인 ‘스위프티스(Swifties)’는 3억명 가까이 추정되며 상당수는 젊은 여성 유권자다. 이들이 결집할 경우 경합주에서 대선 판도를 바꾸는 폭풍이 될 수 있다.
스위프트가 해당 게시글에 링크한 유권자 등록 사이트(vote.gov)의 방문자는 24시간 만에 40만여명을 기록했다. 미국 언론은 스위프트의 해리스 지지가 젊은 유권자들에게 엄청난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스위프트가 지지 글에서 고양이를 안은 사진과 함께 자신을 ‘아이 없는 고양이 여성(Childless Cat Lady)’이라고 밝힌 것도 공화당에 뼈아픈 대목이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 J D 밴스 상원의원은 “(아이가 없는) 이런 사람들은 미국의 미래에 이해관계가 없다”며 해당 표현을 사용했다. 이후 여성 유권자들의 엄청난 반발을 샀다. 스위프트가 고양이 사진을 통해 다시 한번 밴스를 공개 저격한 셈이다.
트럼프는 스위프트는 원래 “민주당 지지자”라며 의미를 축소했지만 당황한 기색이다. 트럼프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스위프트가 “아마도 시장에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도 스위프트 지지를 기대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스위프트가 자신을 지지하는 가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게재하며 “수락한다”고 밝힐 정도로 스위프트의 영향력을 인지하고 있었다.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도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의 ‘신 스틸러’로 활약했다. 클루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6월 27일 TV 토론에서 트럼프에게 참패하자 7월 10일자 NYT 지면에 “나는 조 바이든을 사랑하지만, 우리는 새 후보를 필요로 한다”는 제목의 기고를 싣고 바이든의 사퇴를 압박했다. 특히 클루니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로 알려져 있어 바이든 사퇴 요구에 오바마의 의중이 담긴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후 바이든 사퇴 여론이 불붙었고 결국 사퇴로 이어졌다.
클루니는 이달 초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바이든 사퇴에 대해 질문을 받자 “박수를 받아야 할 사람은 조지 워싱턴(미국의 초대 대통령) 이후 가장 이타적인 일을 한 (바이든) 대통령”이라며 “우리를 거기까지 이끈 모든 과정은 기억되지 않을 것이며, 기억돼야 할 것은 누군가의 이타적인 행동”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방송의 아이콘 오프라 윈프리도 민주당 전당대회에 깜짝 등장해 해리스 지지 연설을 했다. 윈프리는 “우리가 할 일은 카멀라 해리스를 다음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것”이라고 했다.
윈프리가 해리스를 공개 지지하면서 민주당에서 이탈했던 흑인 유권자들의 표심이 결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윈프리는 지난 2008년 대선 당시 오바마를 지지하면서 오바마가 당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꺾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는 상대적으로 유명 셀럽의 지지를 받는 일이 적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개 진보 성향이 강해 민주당 지지가 많기 때문이다. 트럼프 지지자 중 가장 유명한 인물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다. 그는 연예인은 아니지만, 발언 하나하나가 엄청난 파급력을 몰고 온다. 머스크는 최근 스위프트가 해리스를 지지하자 엑스(X·옛 트위터)에 “좋아요 테일러. 당신이 이겼다”라며 비꼬기도 했다.
유명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은 트럼프의 지지자다. 그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연사로 나와 트럼프를 지지하며 “우리는 지도자이자 나의 영웅인 검투사와 함께 미국을 되돌릴 것”이라고 호소했다. 연설 도중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티셔츠를 찢는 퍼포먼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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