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때마다 ‘매진’ 기차표, 구하는 ‘틈새팁’ 있다
출발 전날까지 수시로 취소표 풀려
경로·장애인·유공자는 전화 예매로
“다 매진이어서 (취소표가 있는지 보려고) 거의 수십번 들어가 봤어요.”
14일 오후 서울 동대문 청량리역에서 만난 정하범(26)씨는 강릉행 기차표를 예매하려고 지난달 말 추석 사전예매 시간에 맞춰 코레일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했지만 전부 매진이었다.
“들어가자마자 매진이어서 놀랐다”고 장씨는 말했다. 그는 “코레일 앱에서 좌석 현황을 계속 ‘새로고침’하면서 취소표가 풀리는 걸 노렸다”며 “출발 전날인 어제 한 자리 겨우 찾아 예매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간 동해행 기차를 기다리던 직장인 배선영(24)도 출발 전날까지 표를 구하지 못해 계속 앱을 드나들며 취소표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고 했다. 그는 “어플을 계속 새로고침했다”며 “어제도 로딩이 엄청 길었다”고 전했다.
명절 때마다 전국에서 기차표를 선점하려는 귀성객이 동시에 온·오프라인 창구로 몰려드는 ‘티켓팅 전쟁’이 반복되고 있다. 쉽게 표를 구했다는 사람은 드물다. 애초 표 구하기를 포기하고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를 타는 귀성객도 적지 않다. 하지만 기차표가 당장 매진되더라도 표를 구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약대기마저 마감됐다면 ‘병합승차권(일부 구간 입석)’을 고려할 수 있다. 병합승차권은 좌석이 매진되더라도 구간별 좌석이 남아있는 경우 지정 좌석과 입석을 한 장의 승차권으로 묶은 표다. 특정 구간은 앉아서, 나머지 구간은 서서 가는 방식이다. 이 승차권도 코레일 앱 ‘열차 조회’ 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마저도 매진이라면 ‘구간예매’를 시도해볼 수 있다. 출발역과 도착역 사이 유동 인구가 많은 역을 중간지 삼아 두 장의 승차권을 예매하는 방법이다. 만약 서울에서 안동까지 간다면 유동 인구가 많은 원주역을 중간지로 정해 ‘서울역~원주역’과 ‘원주역~안동역’ 이렇게 두 장의 표를 예매하면 된다.
코레일이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 판매한 승차권 408만2452장 중 절반에 가까운 46%인 186만4730장이 환불됐다. 그중 19만5244장은 출발 직전까지 팔리지 않아 사실상 공석으로 운행됐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을 어려워하는 이들은 불편을 감수하고 입석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출발 당일 일단 역에 가서 되는 대로 열차를 타는 식이다. 이날 청량리역에서 만난 원모(69)씨도 현장에서 원주행 입석 표를 사고 있었다.
원씨는 “코레일 앱은 할(쓸) 줄 모르고 주변에 부탁할 사람도 없고 해서 늘 입석으로 간다”며 “가다 보면 중간에 빈자리가 나기도 하면 그때 앉는다”고 말했다. 그는 “크게 불편하진 않다”고 했지만 몇 시간씩 더 먼 거리를 가는 경우나 임신부, 장애인, 고령자 등 교통약자에게 입석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코레일 철도고객센터(1544-8545)는 교통지원 대상인 경로·장애인·국가유공자가 명절 연휴 기차표를 예매할 수 있도록 따로 전화 접수를 한다. 접수 후 결제 기한 내 전국 역을 방문하면 승차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 노선에 따라 전화 예매 기간이 달라 이를 먼저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다. 접수 기간도 이틀 정도로 제한돼 있다.
조은서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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