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관중 앞 재역전쇼… 포스트시즌 희망 살린 SSG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만원 관중 앞에서 역전쇼를 펼쳤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SSG는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11-9로 이겼다. 6위 SSG(63승 2무 68패)는 5위 두산 베어스(65승 2무 66패)와 승차를 2경기로 줄였다. SSG는 경기 시작 27분 만에 전 좌석(2만3000석)을 모두 판매해 올 시즌 여섯 번째 만원 관중을 달성했다. 삼성은 3연승을 마감했다. 2위 삼성이 패하면서 1위 KIA는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4로 줄였다.
1번 타자 박성한이 삼성 선발 백정현의 4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박성한의 시즌 9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첫 1회 선두타자 홈런. SSG는 2회에도 추가점을 뽑았다. 한유섬의 2루타 이후 이지영이 적시타를 때려 2-0으로 달아났다.
삼성은 3회 초 추격에 성공했다. 이재현의 안타, 양도근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에서 김지찬이 우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그러나 후속타 불발로 추가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곧이어 SSG가 점수 차를 벌렸다. 최정의 2루타 이후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바뀐 투수 송은범을 상대로 다시 2루타를 때렸다. 오태곤의 적시타까지 나오면서 점수는 4-1이 됐다. 삼성은 3루수 류지혁의 호수비로 더 이상의 점수는 주지 않고 이닝을 마쳤다.
삼성은 4회 초 다시 기회를 잡았다. 박병호의 안타와 사사구 2개를 묶어 1사 만루를 만들었다. 박진만 감독은 포수 이병헌 타석에서 좌타자 윤정빈을 대타로 기용했다. 그러나 윤정빈은 앤더슨의 커브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양도근이 침착하게 볼 4개를 골라냈다. 밀어내기. 이어 김지찬이 유격수 땅볼을 친 뒤 박성한의 송구보다 1루에 먼저 도착하면서 한 점을 추가했다.
삼성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앤더슨의 제구가 흔들리는 틈을 타 김지찬이 볼넷을 골라 4-4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구자욱이 앤더슨의 직구가 높게 들어온 걸 놓치지 않고 때렸다. 좌측 담장을 넘는 그랜드슬램. 구자욱의 통산 2번째 만루포로 삼성은 8-4로 승부를 뒤집었다.
SSG는 4회 말 곧바로 따라붙었다. 이지영의 볼넷과 고명준, 박성한, 정준재의 연속 안타가 터졌다. 최정의 중견수 뜬공 이후 에레디아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면서 SSG는 7-8로 뒤쫓았다. 하지만 삼성이 6회 9-7, 두 점 차로 다시 벌렸다. 김헌곤의 2루타와 구자욱의 적시타가 터졌다.
7회 말 SSG는 빅 찬스를 잡았다. 안타 하나와 볼넷 2개를 묶어 1사 만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뜻밖의 상황이 일어났다. 최지광이 투구 동작에 들어갔다 빠지면서 보크가 선언됐다. 8-9. 그리고 이지영이 유격수-3루수 사이를 꿰뚫는 안타를 터트렸다. 10-9 재역전. 8회엔 한유섬이 1타점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8회 노경은, 9회 조병현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각각 홀드와 세이브를 기록했다. 노경은은 시즌 34홀드로 구단 최다 타이를 이루면서 최고령 홀드왕 굳히기에 들어갔다. 조병현은 7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숭용 감독은 "야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최선을 다해줬다. 그리고 불펜 투수들의 호투로 중요한 경기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불펜 투수들이 5이닝 1실점으로 막아주면서 승리의 버팀목이 되어줬다. 힘든 상황에서 만원관중으로 힘을 보태주신 팬분들께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3안타를 터트린 한유섬은 "어떻게 해서든 이기기 위해, 그리고 팀에 어떻게든 보탬이 되기 위해 매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한 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안타를 기록한 것 보다 루상에 많이 나가서 홈까지 밟으며 득점으로 팀에 보탬이 되어 기쁘다. 에레디아가 앞에서 베이스 러닝을 적극적으로 해줘서 팀이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 귀중한 추가점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부산에서는 롯데 자이언츠가 선발 찰리 반즈의 호투 속에 타선이 터지면서 12-9로 이겼다. 10-2로 앞서던 롯데는 막판 추격을 허용했지만, 끝내 승리했다. 반즈는 6이닝 6피안타 2실점하고 9승(5패)째를 거뒀다. 롯데는 한화를 꺾고 하루 만에 7위로 다시 올라섰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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