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리스트’부터 ‘맑눈광’까지…교육부·산하기관 홍보 나선 스타들

최민지 2024. 9. 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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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대구체육고에서 반효진 사격 국가대표 선수가 교육부, KERIS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사진 교육부

교육부와 산하기관이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을 내세워 홍보에 나서고 있다. 올해 늘봄학교 시행, AI디지털교과서 적용, 국가장학금 확대 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굵직한 교육 정책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반효진, 황희찬…정책 홍보 나선 교육부

14일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파리 올림픽 사격종목 금메달리스트인 국가대표 반효진양(대구체고 2학년)을 홍보대사로 공동 위촉했다. 섭외 취지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가 추진 중인 9가지 교육개혁 과제들이 현장에 세심하게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정책 목표가 반양의 정확하고 정밀한 조준 실력과 매칭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간 교육부가 유명인을 섭외해 정책 사업을 홍보하는 일은 흔치 않았다. 지난 2016년 걸그룹 걸스데이의 혜리가 자유학기제 홍보대사로 활동한 사례 정도가 대표적이었다.

영화 '빅토리'에서 '필선' 역을 맡은 배후 이혜리는 과거 교육부 자유학기제 홍보대사로 위촉된 바 있다. 중앙포토

올해는 홍보대사 위촉만 벌써 두 번째다. 지난 6월에는 축구 국가대표 황희찬 선수를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학교 체육 활성화 등 관련 교육 정책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산하 기관인 KERIS까지 홍보대사를 임명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간 KERIS는 학생보다는 교사나 학교 관계자에게 필요한 학술연구나 교육행정 정보화 작업에 치중해 대민 홍보가 필요한 업무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 현장 적용을 앞두고 KERIS가 주력하는 AI디지털교과서 사업은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 3주체의 대대적인 공감대가 필요하다.

KEIRS 관계자는 “반 선수는 교육 디지털 전환을 위한 다양한 홍보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선수 활동을 크게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홍보대사 역할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대회 시즌이 지속되는 당분간은 기존 사격 화면 등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영지, 김아영…‘MZ스타’ 다녀간 장학재단

연예인을 활용한 홍보에 적극적인 교육 기관도 있다. 대학생 대상 수조 원 규모의 국가장학금 사업을 시행하는 한국장학재단이다. 한국장학재단은 그간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으로 알려진 배우 김아영,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배우 박진주 등을 국가장학금 모델로 섭외해 신청 기간에 대한 안내 포스터, CF 등을 촬영했다. 2021년엔 ‘고등래퍼’ 우승 직후의 신인이었던 래퍼 영지가 참여했다.

한국장학재단 모델이었던 배우 김아영.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지난 2018년 국감에서 ‘장학금 정보를 모르는 대학생이 없도록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을 들었다”며 “이후 신청 기간에 대한 안내를 위해 유튜브나 TV에 홍보할 모델을 앞세워 장학금 신청 기간 등을 알린다”고 말했다.

정책 홍보대사나 모델은 대부분 스타의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진행되다 보니 큰돈이 오가지는 않는다고 한다. 섭외 대상이 미성년인 경우 학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기획사가 아닌 교육청이나 학교를 통해 직접 제안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부의 반효진 선수 섭외도 학교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홍보대사 역시 유명인이기 때문에 사생활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니다. 서울시교육청 홍보대사 등을 맡으며 건강한 이미지를 쌓아왔던 배우 이수민의 경우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욕설을 썼다는 논란 때문에 대외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모델을 섭외할 때는 대학생에게 친숙한 이미지뿐만 아니라 향후 출연 작품 리스트나 평판 조회 등 장학 사업의 공익성에 부합하는지를 두루 살핀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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