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용 무와 배추 모종, 살려야 한다

강재규 2024. 9. 1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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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8월 말경에는 무 씨앗을 넣고, 9월 초순이면 배추 모종을 내어야 합니다.

여린 배추 모종이 양팔을 한 껏 벌리고 땅에 딱 붙어서 위기를 이겨냈습니다.

그리고는 유기농 농약이든 관행용 농약이든 사용하여 무와 배추 모종을 벌레로부터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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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방식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강재규 기자]

8월 말경에는 무 씨앗을 넣고, 9월 초순이면 배추 모종을 내어야 합니다. 농사는 계절에 예민하기 때문에 시기를 놓치면 1년 농사를 걸러야 하기에, 자연현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며칠 늦은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폭염 속에서도 무 밭과 배추 밭을 짬을 내어 미리 만들어 놨습니다. 무 씨앗은 이랑에 듬뿍 물을 준 후 씨앗을 넣고, 나무 가지로 멧비둘기 공격을 막고자 덮었다 싹이 튼 후 걷어 주었습니다.
▲ 김장용 무 밭 씨앗을 파종해서 자란 무
ⓒ 강재규
그러나 배추 모종을 내기 위해서는 이제나 저제나 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계속 폭염이 이어져서 모종을 내면 타 죽거나 말라 죽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모종을 종묘상에서 미리 구입해 놓고, 다시 기회를 엿봤습니다. 비가 내리거나 기온이 떨어지기를 기다렸습니다. 일찍이 이 시기에 이런 현상은 예전엔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 열무와 양배추 열무와 양배추가 자라고 있다.
ⓒ 강재규
마침 소나기가 내렸고 그 후 잽싸게 모종을 밭에 옮겨 심었습니다. 그리고는 아침저녁으로 물을 줬습니다. 이런 정성으로 모종을 모두 살리는 데는 성공을 한 것 같았습니다.
▲ 배추 모종 배추 모종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
ⓒ 강재규
그런데 어느 날 번개와 뇌성을 동반한 강한 소나기가 퍼부었습니다. 여린 모종이 절단이 날 수도 있는 위기의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생명력은 강했습니다. 여린 배추 모종이 양팔을 한 껏 벌리고 땅에 딱 붙어서 위기를 이겨냈습니다.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 배추 모종 뜨거운 햇볕과 소나기가 준 시련을 견딘 배추 모종
ⓒ 강재규
지금부터는 벌레와의 전쟁이 펼쳐집니다. 벌써 무 잎은 벌레의 공격을 받아 줄기만 앙상합니다. 여러 포기 중에 건강한 한 포기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솎아 주어야만 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유기농 농약이든 관행용 농약이든 사용하여 무와 배추 모종을 벌레로부터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벌레들이 생장점을 파 먹어 버려서 무와 배추 농사를 망치게 됩니다. 유기농은 무척 어려운 농법입니다.

유기농으로 농사를 하기 위해 소주와 식초를 타서 사용해 보기도 하고, 많은 이들이 추천하는 방법을 써보기도 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나무젓가락으로 일일이 벌레를 잡아도 보았지만 벌레와의 전쟁에서 늘 패배했습니다.

그래서 모종이 어릴 때는 살짝 가루약을 뿌려줍니다. 무와 배추가 힘을 받으면 그때는 날씨가 선선해지기 때문에 벌레가 힘을 쓰지 못합니다. 내가 먹을 것이기에 무 농약이 아니라 저농약 농법으로 재배를 합니다.

올해의 무와 배추 농사는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요? 농사의 성공은 자연의 도움과 농부의 정성이 합쳐져 만들어 내는 합작품입니다.

덧붙이는 글 |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는 트로트 가사가 있다. 환경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학자로서 필자는 '올해가 가장 시원한 해'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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