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고 생각을 공유하는 비경쟁독서토론회

강상도 2024. 9. 1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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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유은실의 <순례주택> 을 읽고 정답이 아닌 함께 책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열린 결말의 독서 행위를 펼쳤다.

비경쟁독서토론의 3단계인 정직한 독자, 질문하는 독자, 토론하는 독자로 진행하는 이번 토론회에 멋진 황금문장과 질문, 키워드들이 질적으로 우수한 것들로 채워져 놀라울 때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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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유은실 소설 <순례주택> 읽고 질문하고 토론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강상도 기자]

책을 읽지 않은 시대에 문해력은 갈수록 낮아지고 책보다는 디지털 매체에 의존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 요즘 '읽기 장애', '읽기 장벽' 대신 '읽기 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책을 잘 읽지는 못해도 읽는 행위 자체에 '괜찮은 일 아닌가?' 하는 말 한 마디가 지금의 시대에 필요하다. 잘하고 있다고, 책을 잘 읽고 있다고 하는 칭찬의 말 한 마디에 책 읽을 용기를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 이럴 때 함께 읽고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은 더없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비경쟁독서토론회 열린 한마당
ⓒ 양미현
김해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지난 12일(목) 김해에 있는 초등학교 6학년 82명을 대상으로 비경쟁독서토론회가 열렸다. 유은실의 <순례주택>을 읽고 정답이 아닌 함께 책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열린 결말의 독서 행위를 펼쳤다.

청소년 소설 <순례주택>은 할머니인 김순례가 건물주인 순례주택 빌라 구성원들의 이야기로 16살이지만 생활지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수림이와 지구별을 순례하는 순례자의 마음으로 인생을 대하는 75세 순례씨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진정한 어른, 진정한 부자,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순례주택과 순례씨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토론을 위해 조언하고 도와 줄 (나를 포함) 모둠별 1명의 독서교육지원단 선생님과 함께 했다. 이날은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라는 주제로 17모둠이 모였다. 서로 학교도 다르고 성향도, 성별도 다른 5명이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나눴다. 말하는 자체가 긴장되고 떨리지만 순간순간마다 쓰고 말하고 공감하고 듣는 마음들이 통하는 것처럼 단단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비경쟁독서토론의 3단계인 정직한 독자, 질문하는 독자, 토론하는 독자로 진행하는 이번 토론회에 멋진 황금문장과 질문, 키워드들이 질적으로 우수한 것들로 채워져 놀라울 때가 많았다.
 모둠별 내 마음에 와닿는 황금문장 활동
ⓒ 양미현
정직한 독자는 '마음이 통통' 책놀이 활동으로 가볍게 몸풀기로 시작되었다. '주제'에 맞게 적은 단어로 얼마나 친구와 통했는지 알아보는 시간은 재미와 흥미를 주어 긴장을 풀어 주었다. 내 마음에 와닿은 황금문장을 적어 이유를 말했고 우리 모둠에서 가장 좋은 문장을 뽑았다.

"당신은 자기 인생의 관광객인가요?", "순례씨에게 순례주택은 어떤 의미일까?", "순례씨에게 돈이 없다면 저런 삶을 살 수 있었을까요?", "순례씨의 가치관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작가님이 원했던 줄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질문하는 독자는 2~3가지의 질문을 만들어 돌아가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말했고 최고의 문장도 뽑았다. 토론하는 독자의 시간은 황금문장과 질문 속에서 키워드를 찾아 질문 문장을 만들었다. '자본주의', '희망', '현실', '순례', '어른', '책임' 등 다양한 키워드가 나왔고 책 외의 질문들이 쏟아져 나온 것들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질문과 질문을 만들어냈다.
 유은실 작가와의 만남
ⓒ 이은주
토론을 즐기려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절로 미소가 났다. 작가의 만남은 토론의 꽃이다. 작가는 <순례주택>이 나오기까지의 숨겨진 과정과 작가의 삶을 들려줬다. 아이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 기울이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순례주택> 2는 출간되나요?" 외 여럿 질문에 답하는 작가의 세심한 진심이 드러났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아이들은 경쟁이 아닌 서로의 생각을 존중해 주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에게 함께 책을 읽고 질문을 찾고 옳고 그름이 없이 서로를 인정하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시도해 보고, 감탄하고, 실패하고, 수정하고, 배우고, 다시 해보면서 변화하는 게 사람입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은 거짓말이에요. 그 말 좀 믿지 마세요. 아이에게든 어른에게든 산다는 건 예측불가능한 난관을 통과하는 과정이고, 우리는 언제든 그 과정에서 배우고 수정하고 진화할 수 있습니다." - 프랑스 아동문학 거장 클로드 퐁티 '치유하는 상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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