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O 2024]'8달' 살던 유방암 환자, '엔허투' 맞으니 90%가 1년 넘게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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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약물접합체(ADC) 글로벌 열풍을 선도하며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엔허투가 또 다시 혁신적 효능을 입증했다.
암이 뇌까지 번질 경우 절반은 8개월도 살지 못했던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뇌 전이 여부에 관계없이 일관된 효능을 임상시험에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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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은 8달도 못 살아
AZ·DS 공동 개발한 ADC '엔허투'
뇌 전이 무관하게 환자 90% 이상
1년 이상 생존한 결과 내놔
항체·약물접합체(ADC) 글로벌 열풍을 선도하며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엔허투가 또 다시 혁신적 효능을 입증했다. 암이 뇌까지 번질 경우 절반은 8개월도 살지 못했던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뇌 전이 여부에 관계없이 일관된 효능을 임상시험에서 확인했다.
낸시 린 미국 다나-파버암연구소 부소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4 유럽종양학회(ESMO)의 첫날인 13일(현지시간) '뇌 전이 여부에 관계없는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HER)2 양성 진행성·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서의 엔허투: 데스티니-브레스트12(DESTINY-Breast12) 임상시험 1차 결과'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번 임상의 결과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엔허투를 사용하는 것을 뒷받침한다"며 "뇌 전이 여부와 관계없이 높고 일관된 12개월 전체 생존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암은 점차 성장하면서 혈관이나 림프관을 따라 뇌와 간, 뼈 등 떨어진 장기로까지 전이된다. 전이성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 중 10~15%는 뇌까지 암이 전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암세포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회피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돌연변이 중 하나인 HER2 변이가 나타날 경우 뇌 전이 확률은 30~50%까지 치솟는다.
문제는 뇌 전이가 일어날 경우 환자의 예후가 급속히 나빠진다는 것이다. 현재 뇌 전이 환자 중 절반은 8개월 이상 생존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뇌 전이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어야 하는데 자주 찍지 않다 보니 전이가 확인됐을 때는 이미 전이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도 많다. 만약 이미 신경 손상이 나타났다면 회복이 어려워지고, 수술해도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뇌수막으로 암이 전이된 경우 치료가 더 어려워 한 달 내에 사망하는 경우도 많다.
아스트라제네카(AZ)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ADC인 엔허투는 유방암에서 획기적 효능을 입증한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암종으로 치료 영역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ADC 열풍을 선도하는 약물로 꼽힌다. 엔허투는 기존의 유방암 환자 대상 임상에서도 뇌 전이 환자를 포함해 임상을 진행해 효능을 입증하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활동성이 있는 뇌 전이 환자까지 포함해 엔허투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번 임상이 추진됐다. 이에 따라 이번 임상은 총 환자 504명 중 뇌 전이가 있는 환자 263명과 뇌 전이가 없는 환자 241명으로 각각 절반가량씩 나눠 코호트를 구성했다.
여기서 엔허투는 뇌 전이가 없는 환자뿐만 아니라 뇌 전이가 있는 환자에게서도 90% 이상을 1년 이상 생존시키는 데 성공했다. 구체적으로는 뇌 전이가 있는 경우 90.3%, 없는 경우 90.6%가 1년 넘게 살았다. 또한 뇌 전이 환자 중 61.6%는 1년간 암의 추가적 진행도 나타나지 않았다. 린 부소장은 이번 임상에서 뇌 전이 환자 중 절반은 17.3개월가량 암의 추가 진행이 없을 것(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 mPFS)으로 봤다.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엔허투 임상과 비슷한 수준에서 관리 가능한 수준의 이상반응들이 관찰됐고, 뇌 전이 여부에 관계없이 일관된 수준으로 나타났다.
린 부소장은 "HER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최대 50%는 뇌 전이를 경험하는데 이는 삶의 질과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데이터는 이들 환자에서 엔허투의 임상적 혜택과 안전성을 특성화해 치료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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