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FC, '승부조작' 의혹 손준호와 계약 해지
[윤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가 계약 해지를 발표한 손준호 |
ⓒ 수원FC |
수원FC는 13일 최순호 단장 명의로 성명을 내고 "중국축구협회의 손준호 선수 징계 발표와 관련하여 구단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최상의 모습을 보이도록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 아래 지금까지 진중한 자세로 숙고하는 시간을 보냈다"라며 이같이 발표했다.
그러면서 "손준호 선수의 계약 해지 요청에 따라 구단도 이를 받아들여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돈 받았으나 승부조작 안 해"... 의혹 더 키운 해명
중국프로축구 산동 타이산에서 뛰던 손준호는 지난해 5월 '비(非) 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중국 공안에 형사 구류됐고, 약 10개월간 구금 상태로 공안의 조사를 받은 지난 3월 석방돼 귀국했다.
비 국가공작인원 수뢰죄는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에 적용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로 구금됐다가 풀려났는지 설명하지 않은 손준호는 귀국 후 개인 훈련을 하다가 지난 6월 수원FC에 입단했다.
그러나 중국축구협회가 지난 10일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라며 "손준호의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금지한다"라고 징계를 발표했다.
중국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영구 제명 징계 내용을 통보하고, FIFA가 이를 검토한 뒤 회원국에 이를 전달하면 손준호는 어느 국가에서도 축구선수로 뛸 수 없게 된다.
손준호는 이튿날 기자회견을 열어 승부조작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공안의 불법 구금과 강압적인 수사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짓 자백을 했다"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시민구단 수원FC '혈세 낭비' 논란
하지만 중국 법원이 손준호가 팀 동료 진장다오로부터 20만 위안(약 3700만 원) 금품 수수 혐의를 유죄로 판결한 것에 대해서는 돈을 받은 것을 인정하면서도 이유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했다.
중국 외교부도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손준호는 유죄를 인정해 처벌을 받아들였고, 법정에서 반성하며 상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라며 "중국은 법치 국가다. 사법기관은 법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고 당사자의 합법적인 권익을 충분히 보장한다"라고 강조했다.
손준호가 중국 법원으로부터 판결문을 받아서 공개하면 의혹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였으나, 손준호 측은 "중국에 갔다가 언제 또 갑자기 공안에 잡혀갈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트라우마가 크다"라며 "중국축구협회가 스스로 판결문을 공개해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결국 승부조작 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하지 못하면서 여론은 냉담해졌고, 결국 부담을 느낀 손준호와 수원FC는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올 시즌 K리그1 3위(승점 48)에 오르며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수원FC로서는 손준호의 빈자리가 크다.
더 나아가 시민구단으로서 세금으로 운영되는 수원FC는 승부조작 징계를 받은 선수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고 영입했다가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손준호 계약 해지 관련 수원FC 입장문
안녕하세요. 수원FC 단장 최순호입니다.
9월 10일 발표된 중국축구협회의 손준호 선수 징계 발표와 관련하여 구단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최상의 모습을 보이도록 도와야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 아래 지금까지 진중한 자세로 숙고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 시즌을 열심히 달려온 우리 선수단과 응원을 해주시는 팬분들께 경기 외적인 혼란을 더 이상 드릴 수 없다는 판단 중에 구단과 동료 선수 및 팬분들을 생각한 손준호 선수의 계약 해지 요청에 따라 구단도 이를 받아들여 계약을 종료하기로 하였습니다.
일련의 상황들로 인해 수원FC 팬 여러분과 모든 한국 축구 팬 분들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팬 여러분의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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