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곡성 재보궐 올인하는 조국혁신당…민주당과 거리조절 '고심'
다음 달 재보궐선거에서 호남 지역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대진표가 완성됐다. 조국혁신당은 이번 재보궐선거를 세력을 확장하는 분기점으로 삼는 동시에 민주당과의 거리를 어떻게 조율할지 고민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11일 전남 영광군수 재보궐선거 후보자로 장현 김대중재단 영광군지회장을 선출했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9~10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해 전남 곡성군수 후보로 박웅두 전 곡성교육희망연대 대표,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로 류제성 변호사를 확정했다. 하지만, 영광군수 후보 경선은 과반 투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 투표를 진행했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보다 앞서 재보궐선거 후보자를 정했다. 지난 9일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곡성군수 후보에 조상래 전 전남도의원, 금정구청장 후보에 김경지 변호사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영광군수 후보는 장세일 전 전남도의원으로 지난 3일 일찌감치 결정됐다.
'메기효과' 기대하는 조국혁신당…민주당, "선거 치료" 내세워
조국혁신당은 이번 재보궐선거를 분기점으로 삼으려 한다. 22대 총선에서 비례투표로만 12석을 얻었지만 이후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은 7%로 집계됐다. 22대 총선의 비례 득표율 24.25%와 비교하면 3분의1 넘게 떨어진 셈이다.
조국혁신당은 이번 재보궐선거에 사실상 올인 상태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11일 재보궐선거 후보가 확정되자마자 호남으로 내려가서 '숙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조 대표는 영광군과 곡성군 양쪽 모두 월세방을 구했다. 국정감사 준비와 최고위원회의 등 서울에서 해야 할 일이 있지만 왔다갔다하며 일정을 소화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조국혁신당은 지난달 29일 의원 워크숍도 영광군에서 진행하고 곡성군으로 이동해 농민들을 만났다.
조국혁신당 내부적으로는 호남 지역에서 해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 총선에서도 조국혁신당은 전남에서 득표율 43.97%를 기록하며 39.88%의 민주당을 제쳤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통화에서 "바닥 민심이 좋다. 총선에서의 지지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호남 지역에서는 민주당 체제가 확고한데 조국혁신당이 경쟁을 통해 분위기를 활성화시키는 '메기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영광군과 곡성군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역시 지난달 29일 1박2일 일정으로 워크숍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는 게 아닌 전남 순천시와 영광군을 방문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정권심판론을 제기하면서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1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재보궐선거 공천장 수여식에서 "이번 선거는 규모가 작고 각 지역에 분산돼 있지만, 이 정권에 국민의 뜻을 어기는 정치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 정권에는 '선거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당 거리 조절 바로미터 될 금정구청장 선거…조국 "공개토론 하자"
다만 조국혁신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과의 사이가 벌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장현 후보는 민주당의 영광군수 후보 경선 과정에 반발하면서 탈당한 후에 조국혁신당 당적을 달고 나온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당적을 갈아탄 인물과 겨뤄야 하는 상황이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장현 후보와 사전에 출마와 관련해 교류가 없었다"며 "계획에 없었던 후보가 와서 경선을 치렀을 뿐"이라고 말했다.
금정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서의 후보 단일화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거리의 척도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을, 조국혁신당은 조 대표의 고향이 부산인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국민의힘의 강세 지역이라 진보진영 단일화 없이는 승리할 가능성이 현격히 낮다. 일단은 각 당마다 선거운동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표는 김경지 후보를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소개하는 방식으로 홍보했고 조국 대표는 전날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을 방문해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등 일정을 소화했다.
조국 대표는 민주당에 단일화와 함께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그는 "민주·진보 진영과 국민의힘이 맞서는 모양을 만들어야 한다"며 "여론조사가 아닌 공개 토론으로 금정구청장 야권 단일후보를 정하자"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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