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의 T1, 이젠 뒤가 없다 [LCK]
김영건 2024. 9. 14. 06:02
‘롤드컵 디펜딩 챔피언’ T1, 선발전 최종전 치른다
스프링 때만 해도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은 걱정하지 않았으나, 서머 들어 부진이 거듭됐고 결국은 롤드컵 선발전 최종전까지 왔다. ‘롤드컵 디펜딩 챔피언’ T1이 처한 현실이다.
T1은 지난 12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롤파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4 LCK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선발전’ 디플러스 기아와 3시드 결정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3으로 석패했다. 4시드 결정전으로 떨어진 T1은 14일 KT 롤스터와 단두대 매치를 펼친다.
이날 T1은 그들답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5세트가 가장 아쉬웠다. T1은 바텀·미드에서 연달아 승전고를 울리며 확실한 리드를 잡았다. 10분께 골드 차도 2000 이상 앞섰다. 하지만 무리한 플레이가 T1 발목을 잡았다. 11분 불리해진 디플러스 기아는 바텀 다이브를 억지로 시도했다. 다른 라인 손해를 감수한 승부수였다. 이때 T1은 큰 손해 없이 상대 노림수를 흘렸다. 상대를 집에 보내기만 해도 이득이었던 순간.
그러나 ‘케리아’ 류민석과 ‘제우스’ 최우제는 시간을 더 끌기 위해 귀환 시도를 끊고자 했다. 디플러스 기아는 빈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고 2킬을 가져왔다. T1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이렇게 흐름을 내준 T1은 디플러스 기아에 서서히 밀리면서 패했다.
일격을 맞은 T1은 4시드 결정전에 임한다. BNK 피어엑스를 제압한 KT가 그들의 마지막 상대다. T1이 롤드컵 막차를 타기 위해서는 ‘통신사 라이벌’ KT를 꺾어야 한다.
올 시즌 T1은 KT와 만나면 항상 힘든 싸움을 펼쳤다. 지난 6월29일 서머 1라운드에서 T1은 KT를 상대로 야심 차게 LCK 최초 홈경기를 개최했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1세트를 이기면서 무난하게 홈 승리를 가져가는 듯 보였으나, 2~3세트를 내리 헌납하며 1-2 역전패를 당했다. 이후 맞대결들은 T1의 승리였지만 내용을 보면 쉽지만은 않았다. 롤파크에 돌아온 뒤 치른 2라운드에서는 풀세트 접전 끝에 2-1로 이겼고, 플레이오프 1라운드 때는 3-1로 승리했다. 최근 흐름을 보면 T1이 우세한 건 사실이나, 앞선 디플러스 기아전과 같이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는 셈이다.
T1에는 특유의 ‘위닝 멘탈리티’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롤드컵에서 한국 팀들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리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젠지e스포츠와 KT 롤스터는 8강에서 떨어졌다. 디플러스 기아는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탈락했다. T1은 한국 팀들의 부진 속에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여기서 T1의 놀라운 질주가 시작됐다. 8강에서 LPL(중국) 강호인 리닝 게이밍(LNG)을 만난 T1은 3-0 완승을 거둬 준결승에 진출했다. 4강 상대는 당시 ‘골든 로드(한 시즌 리그·국제 대회 우승 석권)’를 노리던 징동 게이밍(JDG)였다. 약세가 예상됐던 가운데, T1은 3-1로 승리하는 반전을 연출했다. 결승에 오른 T1은 중국 웨이보를 3-0으로 꺾고 2016년 이후 7년 만에 롤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이긴 비리비리 게이밍(BLG)를 포함해, 중국 4팀을 격파하고 최정상에 올랐기에 기쁨은 더 컸다.
올해 7월 열린 사우디e스포츠 월드컵(EWC) 역시 T1이 왜 강팀인지를 보여주는 대회였다. 당시 T1은 전력상 우위라 평가받던 BLG를 8강에서 2-1로 꺾었다. 준결승에서 LCS(북미) 팀 리퀴드를 제압한 T1은 ‘전승’으로 결승에 오른 LPL 탑e스포츠(TES)를 3-1로 누르고 EWC 초대 왕좌에 올랐다. 경기력은 완벽하지 못했지만 T1만의 밴픽과 경기 운영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큰 무대 경험이 많은 T1의 장점도 드러났다.
현재 T1은 뒤가 없다. 운명의 한 경기를 진다면 2021시즌부터 이어온 롤드컵 연속 진출 기록을 마감한다. 롤드컵 벼랑 끝에 몰린 T1이 2023 롤드컵과 EWC 때처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혹은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롤드컵 진출 실패 수모를 겪을지 팬들의 관심이 모인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스프링 때만 해도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은 걱정하지 않았으나, 서머 들어 부진이 거듭됐고 결국은 롤드컵 선발전 최종전까지 왔다. ‘롤드컵 디펜딩 챔피언’ T1이 처한 현실이다.
T1은 지난 12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롤파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4 LCK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선발전’ 디플러스 기아와 3시드 결정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3으로 석패했다. 4시드 결정전으로 떨어진 T1은 14일 KT 롤스터와 단두대 매치를 펼친다.
이날 T1은 그들답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5세트가 가장 아쉬웠다. T1은 바텀·미드에서 연달아 승전고를 울리며 확실한 리드를 잡았다. 10분께 골드 차도 2000 이상 앞섰다. 하지만 무리한 플레이가 T1 발목을 잡았다. 11분 불리해진 디플러스 기아는 바텀 다이브를 억지로 시도했다. 다른 라인 손해를 감수한 승부수였다. 이때 T1은 큰 손해 없이 상대 노림수를 흘렸다. 상대를 집에 보내기만 해도 이득이었던 순간.
그러나 ‘케리아’ 류민석과 ‘제우스’ 최우제는 시간을 더 끌기 위해 귀환 시도를 끊고자 했다. 디플러스 기아는 빈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고 2킬을 가져왔다. T1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이렇게 흐름을 내준 T1은 디플러스 기아에 서서히 밀리면서 패했다.
일격을 맞은 T1은 4시드 결정전에 임한다. BNK 피어엑스를 제압한 KT가 그들의 마지막 상대다. T1이 롤드컵 막차를 타기 위해서는 ‘통신사 라이벌’ KT를 꺾어야 한다.
올 시즌 T1은 KT와 만나면 항상 힘든 싸움을 펼쳤다. 지난 6월29일 서머 1라운드에서 T1은 KT를 상대로 야심 차게 LCK 최초 홈경기를 개최했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1세트를 이기면서 무난하게 홈 승리를 가져가는 듯 보였으나, 2~3세트를 내리 헌납하며 1-2 역전패를 당했다. 이후 맞대결들은 T1의 승리였지만 내용을 보면 쉽지만은 않았다. 롤파크에 돌아온 뒤 치른 2라운드에서는 풀세트 접전 끝에 2-1로 이겼고, 플레이오프 1라운드 때는 3-1로 승리했다. 최근 흐름을 보면 T1이 우세한 건 사실이나, 앞선 디플러스 기아전과 같이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는 셈이다.
T1에는 특유의 ‘위닝 멘탈리티’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롤드컵에서 한국 팀들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리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젠지e스포츠와 KT 롤스터는 8강에서 떨어졌다. 디플러스 기아는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탈락했다. T1은 한국 팀들의 부진 속에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여기서 T1의 놀라운 질주가 시작됐다. 8강에서 LPL(중국) 강호인 리닝 게이밍(LNG)을 만난 T1은 3-0 완승을 거둬 준결승에 진출했다. 4강 상대는 당시 ‘골든 로드(한 시즌 리그·국제 대회 우승 석권)’를 노리던 징동 게이밍(JDG)였다. 약세가 예상됐던 가운데, T1은 3-1로 승리하는 반전을 연출했다. 결승에 오른 T1은 중국 웨이보를 3-0으로 꺾고 2016년 이후 7년 만에 롤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이긴 비리비리 게이밍(BLG)를 포함해, 중국 4팀을 격파하고 최정상에 올랐기에 기쁨은 더 컸다.
올해 7월 열린 사우디e스포츠 월드컵(EWC) 역시 T1이 왜 강팀인지를 보여주는 대회였다. 당시 T1은 전력상 우위라 평가받던 BLG를 8강에서 2-1로 꺾었다. 준결승에서 LCS(북미) 팀 리퀴드를 제압한 T1은 ‘전승’으로 결승에 오른 LPL 탑e스포츠(TES)를 3-1로 누르고 EWC 초대 왕좌에 올랐다. 경기력은 완벽하지 못했지만 T1만의 밴픽과 경기 운영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큰 무대 경험이 많은 T1의 장점도 드러났다.
현재 T1은 뒤가 없다. 운명의 한 경기를 진다면 2021시즌부터 이어온 롤드컵 연속 진출 기록을 마감한다. 롤드컵 벼랑 끝에 몰린 T1이 2023 롤드컵과 EWC 때처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혹은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롤드컵 진출 실패 수모를 겪을지 팬들의 관심이 모인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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