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창세기에서 예술가이신 하나님을 보다

2024. 9. 1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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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 예술가로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갑자기 초라해지는 감정이었다.

창조주 하나님의 창조 방식이 이런 예술가의 모습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걸 창세기 1장에서 발견했다.

예술의 중요성을 묻던 내게 하나님은 자신이 예술가의 원형임을 경험하듯 보여주셨다.

이제 하나님은 내게 성경의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보여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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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서양화가 이성수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


전업 예술가로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갑자기 초라해지는 감정이었다. 괜찮은 작품을 완성하거나 주변의 인정을 받을 땐 한껏 마음이 부풀다가도 지나가는 이의 속닥이는 말에 쉽게 초라해지는 게 예술가의 천형(天刑) 같은 나약함이다. 여기에 불안정한 경제적 상황까지 겹치면 내가 하는 창작의 작업이 무가치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예술 작업이 그 자체로 얼마나 중요한 것이며 하나님이 얼마나 예술을 소중히 여기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 더 그랬다.

하나님이 예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자 수년간 성경에서 찾고 찾았다. 예술에 대한 신학적 제안을 담은 책도 여러 권 읽으며 많은 토론을 나눴다. 어쩌면 지식으로 정리하는 것보다 직접적 응답이 필요했던 것 같다. 간절한 내 기도에 하나님은 명료한 방식으로 응답하셨다. 무심코 다시 펼쳐 본 성경 창세기 1장에서다. 마치 영상처럼 하나님의 창작 과정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예술가인 하나님을 보았다.

예술가는 캔버스처럼 자신의 내면을 표현할 빈 공간이 필요하고 이를 채울 재료가 필요하다. 재료가 준비되면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모두 볼 수 있는 형태로 자신만의 질서를 부여해 공간에 실현한다. 창조주 하나님의 창조 방식이 이런 예술가의 모습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걸 창세기 1장에서 발견했다.

태초 이전에 계신 하나님은 이 세상이라는 캔버스 밖에 존재한다. 그분은 ‘공허’라는 아직 채워지지 않은 빈 공간을 ‘혼돈’이란 풍부한 재료로 채운다. 혼돈은 없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이다. 무언가 굉장히 여러 가지가 질서 없이 뒤섞여 있다는 뜻이다. 이어 무엇을 창조할지 영감(하나님의 신)을 구상하면 드디어 창조가 시작된다. 밑색을 칠하고 배경이 될 여러 소재를 그려 장식을 더한다. 혼란하고 공허한 그곳에 하나님의 질서가 주어진다. 그리고 주제인 인간을 그려 넣는다. 작품을 마친 예술가는 자기 내적 필연성이 투사된 작품에 뿌듯해하며 한마디를 내놓는다. “좋다. 참 좋다.”

예술의 중요성을 묻던 내게 하나님은 자신이 예술가의 원형임을 경험하듯 보여주셨다. 그것도 성경의 제일 첫 부분에서. 예술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더는 고민하지 않는다. 이제 하나님은 내게 성경의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보여주신다. 영감을 받아 작품을 열심히 만들라고. 내 작품을 기다린다고 믿으며 오늘도 즐겁게 그림을 그린다. 믿고 사랑하는 그분의 방법을 한 단계씩 따라가며.

<약력> △서울대 조소과 졸업 △‘온실’ ‘핑크맨’ ‘십자가’ 연작 등 △‘십자가 묵상’(바람이불어오는곳) 저자 △다애교회 안수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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