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쪽지] ‘뒤끝 없다’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

2024. 9. 1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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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적으로 '나는 뒤끝 없는 사람이야'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뒤끝 없다'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 옆에 있는 사람들이 '상처받았다'는 말을 권력으로 삼는 사람들인 것일까, 아니면 그 사람이 옆 사람을 묘하게 기분 나쁘게 만드는 사람인 것일까.

'뒤끝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마음에는 앙금이 남아 있지 않은데 옆 사람의 마음에는 앙금이 남아 있는 경험을 자주 한다는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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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미 철학커뮤니케이터


습관적으로 ‘나는 뒤끝 없는 사람이야’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주변 사람들의 뒤끝 때문에 불편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언행이 타인에게 끼치는 영향을 제대로 알기는 어렵다. 보통 마음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에 급급해 말하게 되기 때문에 자신의 말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지까지 충분히 예측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렇지만 ‘뒤끝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면 타인의 기분과 나의 기분이 다른 경우를 제법 자주 경험한다는 말이 될 것이다.

이 경우 ‘나는 뒤끝 없다’는 말을 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없는 경우와 문제가 있는 경우를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나는 뒤끝 없다’는 말을 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없다면 옆 사람들이 과도하게 뒤끝이 있다는 소리가 된다. 즉 옆에 있는 사람들이 과도하게 상처를 받아버리는 경향이 있는 경우이다. 요즘에는 ‘상처받았다’는 말이 권력이 되기도 하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나는 뒤끝 없다’는 말을 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묘하게 상처 입히는 말을 하거나 분명히 지적하기 애매하게 사람 기분을 상하게 한다. 기분 상하게 하는 사람을 A, 기분 상한 사람을 B라 하자. B가 이런 기분 나쁨을 말하기 애매해 그냥 넘어가다 보면 B에게는 감정이 쌓이기 마련이다. 그러면 어떤 식으로든 B의 나쁜 기분이 A에게 전달된다. 그러면 A는 B가 기분 나빠하는 이유를 모르니까 기분이 상해 있는 B가 뒤끝이 길다고 생각하게 될 확률이 높다.

무엇이 진실일까. 옆 사람들이 과도하게 뒤끝이 긴 것인가 아니면 그 사람이 옆에 있는 사람을 뒤끝 있게 만드는 사람인 것인가. ‘나는 뒤끝 없다’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 옆에 있는 사람들이 ‘상처받았다’는 말을 권력으로 삼는 사람들인 것일까, 아니면 그 사람이 옆 사람을 묘하게 기분 나쁘게 만드는 사람인 것일까. 옆에 있는 여러 사람이 단체로 쉽게 기분 나빠지는 사람인 것일까, 아니면 그 사람이 말을 배려 있게 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의 기분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인 것일까.

인간관계에서는 다른 사람의 구두에 발을 넣으면서 그 사람의 마음을 상상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 입장에서도 생각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뒤끝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마음에는 앙금이 남아 있지 않은데 옆 사람의 마음에는 앙금이 남아 있는 경험을 자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렇게 마음의 앙금이 남는 면에서 차이가 난다면 옆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렸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뒤끝 없다’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면 혹시 내가 옆 사람들을 뒤끝 있게 만들어놓고 혼자만 뒤끝 없다고 느끼는 사람일 가능성은 없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뒤끝 없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뒤끝이라는 말이 안 나오도록 언행을 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박은미 철학커뮤니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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