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상품 쏟아내는 中 테무·쉬인 맞서 '면세 구멍' 틀어막는 美
미국 정부는 테무·쉬인 등 중국 전자상거래업체가 면세 규정을 남용해 시장에 저가 제품을 쏟아낸다고 보고, 관련 규정을 강화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무역법 301조나 201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를 적용받는 수입품의 경우 면세 한도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규정안을 발표했다.
현재 미국은 개인이 1일 수입하는 제품의 가치가 일정액을 넘지 않는 경우,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면세 한도 규정을 두고 있다. 이 한도는 200달러에서 2016년 800달러로 오르면서 이후 수입되는 제품이 크게 늘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대(對)중국제품 관세 장벽을 우회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 등 규정을 남용한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에 정치권에서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행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나브테지 딜런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면세 한도에 대한 우려를 설명하며 "이런 구멍을 통해 외국 기업들, 대부분 중국에 설립된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미국 시장을 저가 제품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에 따르면 면세 한도 규정을 통해 미국으로 수입된 물품은 10년 전에 연간 1억4000만건 정도였지만 지난해에는 10억건을 훌쩍 넘어섰다. 면세 제품은 수입할 때 까다롭게 검사하지 않는 데다 물량이 워낙 급증한 탓에 위험하거나 불법인 제품이 포함됐는지 확인하기도 힘들어졌다는 게 행정부 설명이다.
중국을 겨냥한 이번 조치는 모든 나라에 적용된다. 고위당국자는 브리핑에서 중국 외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제품도 새 규정을 적용받느냐는 질문에 "어디서 오든 이들(무역법 301조와 201조, 무역확장법 232조) 규정에 근거를 둔 조치를 적용받는 모든 수입품은 면세 한도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면세 수입 증가량 상당 부분이 테무와 쉬인에서 비롯됐다면서 "우리는 외국 대기업들이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면세 한도 허점을 이용하고 있어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그 규모와 물량을 고려하면 남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한국은 무역법 301조에 따른 관세 대상이 아니다. 한국산 태양광 셀과 모듈은 무역법 201조 세이프가드 대상이며, 한국산 철강은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적용받는다.
이들 품목은 금액이 저가가 아니고 개인이 수입할만한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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