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英외교관 6명 "간첩 행위" 추방...英 "전혀 근거 없어"

임선영 2024. 9. 1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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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간첩 혐의로 주러시아 영국대사관의 외교관 6명을 추방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영국 외무부는 즉시 "전혀 근거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러시아는 이같은 추방 사실을 영국과 미국의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 공개했다. 외신에선 우크라이나의 서방제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 해제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회담을 앞두고 이런 조치가 내려졌다는 점에서 러시아가 영국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란 해석이 나왔다.

주러시아 영국대사관. AFP=연합뉴스


BBC, CNN 등에 따르면 FSB는 이날 "영국대사관 직원 6명의 간첩 행위 징후를 감지했다"며 "이들의 승인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언론은 승인이 취소된 대사관 직원들은 자동으로 러시아 연방에서 추방된다고 설명했다.

FSB는 "(영국 외무부의) 동유럽·중앙아시아 담당국이 일명 '정치·군사 상황의 확전'을 조정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략적으로 패배하도록 하는 임무가 있음을 보여주는 문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따라서 이 부서에서 러시아에 파견된 영국 외교관들의 활동은 러시아 연방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고려할 수 있다"며 "러시아 외무부가 이러한 문서와 영국의 많은 비우호적 조치에 대응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언론은 추방된 영국 대사관 직원 6명의 성명과 이들이 짐가방을 들고 떠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영국 외무부는 "완전히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번 추방은 지난달에 발생했고 해당 외교관들은 몇주 전에 러시아를 떠나 영국 정부는 외교관 교체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의 이번 조치는 미·영 정상회담 직전 공개됐다"고 주목했다. 이번 회담에선 영국과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서방제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을 해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본토 깊숙한 곳을 타격하기 위해 미국과 영국에 이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영국은 이미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자국산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최대 사거리 약 250㎞)를 러시아 본토 군사 목표물 공격에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미국의 동의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때문에 우선 스톰섀도에 대한 제한 해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와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을 푼다면 (앞으로) 서방과 러시아의 전쟁이 될 것"이라며 확전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러자 키어 타머 영국 총리는 "이 전쟁은 러시아가 시작했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불법 침공했다"고 반박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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