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여야의정' 무산…의사단체 "정부 변화 없인 시기상조"
의료 개혁과 의료 공백을 논의할 ‘여·야·의·정 협의체’ 추석 연휴 전 출범이 무산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거듭된 참여 요청에도, 대한의사협회(의협)를 포함한 8개 의사 단체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태도 변화 없이 협의체 참여는 시기상조”라고 불참 의사를 밝혔다.
한동훈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임현택 의협 회장에게 직접 연락해 “협의체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대표는 당 인사들에게도 “지금 의제나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다. 무엇보다 출발이 가장 중요하다”며 의료계 설득을 독려했다고 한다. 추석 전 협의체 가동을 목표로 삼았던 한 대표에게 추석 연휴 전날인 이날은 ‘1차 마지노선’이었지만 소득이 없었다.
여당에선 추석 당일인 17일을 2차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다시 의료계를 설득하는 ‘플랜B’가 거론된다. 이날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협상) 의제를 열어두고 하자는 것은 제 제안이니까, 제 말을 들으시면 된다”며 “전제 조건이나 의제 제한 없이 국민 건강과 생명만 생각하고 빨리 모이자는 호소를 드린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의협뿐 아니라 복수 의료 관계자들과 직접 접촉해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한 대표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도 소통하고 있다”며“정말 읍소 수준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여당은 의료계가 불만을 표출하는 전공의 소환 조사에 대해서도 “당국에 자제를 건의하겠다”며 유화책을 펴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당사자들이 불편하다면 당국에 비공개 조사를 요청하는 등의 협조를 구하겠다”고 했고,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저희가 (당국에) 강하게 이야기를 했다, 그런 일은 이제 더는 없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망은 흐리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협의체 참여에 긍정적이었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등 일부 단체가 최근 '정부의 강경 모드'를 이유로 입장을 바꿨다고 한다. 당정 긴 이견도 여전하다. 전날 “2025년 의대 정원을 유예하자는 건 아니지만, 의제는 열어둬야 한다”는 한 대표와 “자제해달라”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충돌한 게 대표적이다.
야당도 겉으론 협의체 가동을 외치지만, 의협의 참여와 대통령 사과, 보건복지부 장관 사임 등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추석 전 협의체에 야당을 끌어들여서 ‘중재자 한동훈’을 명절 밥상에 올리고 싶은 것 아니냐”(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당이 정부·의료계·야당 3자를 각자 설득해야 하는 구도라 합의점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한동훈, 결식아동에 도시락…16일 경찰·소방서 방문
한편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역을 찾아 추석 귀성길 인사를 했고, 이어 서울 관악구 상록지역아동센터를 찾아 결식아동에게 직접 포장한 도시락을 전달했다. 한 대표는 이날 공개한 추석 인사 영상에서 “모두가 즐거워하는 명절의 한 편에서 경찰관, 소방관, 의사, 환경미화원 등 우리 사회에 윤활유가 돼주는 분들은 더 바쁘고 외로운 시간을 보낸다”며 “사회 통합 불꽃을 만들고, 격차 해소 등 민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관계자는 “한 대표는 16일 서울 종로서와 종로소방서를 방문해 연휴 기간 고생하는 경찰·소방 공무원을 격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민정·윤지원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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