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K-팝 이상의 잠재력”…K-DID, 오픈소스로 글로벌 시장 누벼
지난해 K-팝의 해외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한국 농식품 및 관련 산업을 아우르는 ‘K-푸드 플러스’의 수출액은 16조원을 넘었다. 이처럼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K팝과 K-푸드처럼 테크 분야에서도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K-DID’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행정안전부의 모바일 신분증 구현으로 널리 알려진 분산 신원인증(DID)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연평균 약 59% 성장하며 오는 2031년까지 약 5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주목할 점은 대한민국이 이 분야에서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행정안전부는 2022년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운전면허증 발급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모바일 국가보훈등록증 발급을 시작했다.
오는 12월부터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을 예정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가 모바일 신분증에 적용된 DID 기술은 이용자의 신원 정보를 본인의 스마트폰에 보관하는 것으로 데이터 자기 주권을 정립하고 다양한 분야의 산업과 연동이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연동을 위한 신뢰 검증을 위해 블록체인으로 발급정보를 확인하는 것이다. 발급정보는 블록체인의 분산 노드에 보관이 되어 있어서 어떠한 불법적인 접근과 위조를 방지한다.
우리 정부의 모바일 신분증은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 국가 디지털 신분증이라는 점에서 여러 국가에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월드뱅크는 행정안전부 모바일 신분증 발급시스템을 구축한 IT 보안·인증 플랫폼 기업인 라온시큐어를 방문해 한국형 모바일 신분증의 개발도상국 확산 방안을 논의했다. 인도네시아, 코스타리카, 필리핀 등 여러 국가가 우리 정부와 협력해 국가 디지털 ID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 K-DID의 생태계를 전 세계로 확장하여 국가 위상을 한층 높이기 위해 핵심 추진 방안은 ‘오픈소스’다. K-DID 기술이 오픈소스화되면, 전 세계 개발자들이 K-DID 커뮤니티에 참여하여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다양한 K-DID 기반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다.
많은 개발자가 코드를 검토하고 참여함으로써 기술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의 초연결성과 확장성을 활용해 금융, 의료, 교육 등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서비스가 개발될 수 있다. 특정 기기나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대기업, 스타트업, 독립 개발자 등 다양한 커뮤니티로부터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DID에 접목돼 풍성한 생태계를 형성할 것이다.
현재 DID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신분증으로 비대면 계좌 개설, 정부 민원 서비스, 교육 자격 증명 서비스 등을 안전하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민간 개방이 확대되면 삼성 월렛을 비롯한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다양한 생활 앱에서 모바일 신분증 이용이 가능해지며 기업들의 자체 서비스와 연계된 더욱 풍성한 생태계가 기대된다.
오픈소스를 통해 글로벌 참여가 확대되면 더욱 고도화된 서비스가 개발될 것이다. B2B 차원에서도 신원 인증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며 시장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러한 넓은 생태계가 K-DID 중심으로 활성화된다면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동남아, 중남미 등에서 신분증이 없는 인구가 13억명 이상으로 추산되며 이들 인구는 범죄로부터의 보호와 복지에서 소외되고 있다. UN과 월드뱅크 등 국제 사회는 디지털 ID의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선진국들 역시 디지털 전환과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면서 디지털 신원 인증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현재 많은 국가가 한국형 디지털 신분증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상황에서 K-DID가 글로벌 디지털 ID 분야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최적의 시점이다.
이를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실행되고 있는 K-DID 오픈소스 관련 활동과 지원이 지속돼야 하며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오픈소스는 K-팝, K-푸드 이상의 잠재력을 지닌 K-DID를 통해 국가 위상을 높이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기회를 현실로 만드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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