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지켜봤습니다... 위험에 빠진 하시동·안인 해안사구

진재중 2024. 9. 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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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제대로 된 관리 없어

[진재중 기자]

▲ 해안사구 앞 옹벽구조물 큰 파도가 몰려오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친환경 식생토낭.
ⓒ 진재중
언제 붕괴될지, 사라질지 모르는 옹벽 구조물이다. 모래해변이 깎여 나가고 해안사구에 절벽이 생기면서 수차례에 걸쳐 보강공사를 한 결과물이다. 그러나 임시방편에 불과할 뿐, 그 자리도 언제 바다에 내주어야 할지 모른다.

동해안 사각지대에 놓인 하시동·안인 해안사구에 대한 4년간의 기록이다.

'사구식물의 보고'였던 안인해변

2020년 4월 20일 방문한 안인 해변은 넓은 백사장과 함께 듣기만 해도 친근감이 가는 갯그령, 갯방풍, 갯메꽃, 순비기 나무 등 바닷모래에서 자라는 사구식물들이 가득 차 있었다. 안인해변과 인접한 모래언덕은 다양한 식생대와 날다람쥐를 비롯해 수달 등 멸종 위기종이 서식하는 장소였다.

해안사구 지킴이 K씨는 "이곳은 염생식물의 보고입니다. 바닷모래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신기하기도 하고 보기만 해도 마음이 즐겁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는 이 식물들이 이대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하면서 이곳에 나오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 드넓은 백사장 평형을 유지하면서 모래유실이 없었던 안인해변. (2020년 4월)
ⓒ 진재중
▲ 사구식물 백사장 주변으로 순비기 나무가 자라고 있다. (2020년 4월)
ⓒ 진재중
안인 해변에 인접한 하시동·안인 해안사구는 동해안의 지형적 특징을 잘 보존하고 있으며, 해수면 변동 연구와 생태계 보존 측면에서 큰 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 환경부는 2008년 12월 17일에 이 지역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하였다.
이후, 사구 보호를 위해 탐방안내소가 설치되었고, 2019년 기상환경 모니터링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지형 변화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또한, 환경 감시원과 사구 지킴이가 배치되어 비교적 잘 관리되고 있었다.
 안인·하시동 해안사구, 드넓게 펼쳐진 백사장과 해안사구의 모래톱. (2020년 4월)
ⓒ 진재중
▲ 해안사구지대 하늘에서 내려다 본 사구지역의 곰솔과 모래톱. (2020년 12월)
ⓒ 진재중
"그 넓었던 해변이..." 급격히 찾아온 변화

이곳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2020년 강릉 안인 화력발전소 해상공사가 시작되고 부터라고 전문가와 마을주민은 말한다. 발전소 공사가 진행되면서 안인 해변의 바닷모래가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사구식물들의 서식지였던 모래언덕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바닷속으로 잠식되어 갔다. 병풍처럼 둘러져 있던 곰솔은 뿌리째 뽑혔고 각종 시설물들은 속절없이 쓰러지고 넘어지기 시작했다.

이곳에 사는 안인 어촌계 이원규 계장은 "그 넓었던 해변이 화력발전소 해상공사를 하고부터 파여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바다모래는 마을 주민들의 휴식처요. 삶의 공간이었는데 흔적 없이 사라졌습니다" 하고 안타까워 한다.
 석탄을 실어나르기 위한 해상공사. (2020년 8월)
ⓒ 진재중
 파도에 쓰러진 소나무. (2022년 2월 27일)
ⓒ 진재중
안인 해변은 급격한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해안경계초소인 콘크리트 시설물들이 파도에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갔고 일부는 바닷속으로 잠겼다. 방호벽으로 사용한 폐타이어는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다.
그해 2월에는 군부대를 위해 나있던 해안 도로의 아스팔트가 낭떠러지로 변해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위협의 존재로 변해있었다. 해안 도로가 무너진 이후 군부대는 철수를 했고 군사도로 역시 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 군시설물 해안경계초소 시설물들이 파도에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있다. (2022년 1월)
ⓒ 진재중
 파도에 밀려 시루떡처럼 잘린 해안군사도로. (2022년 2월)
ⓒ 진재중
효과없는 임시처방... 북쪽은 쌓이고, 남쪽은 깎이고
이런 심각성을 인식한 해수부 동해청과 강릉시, 화력발전소 측은 여러 차례에 걸쳐 침식방지를 위해 모래 보충을 하고 마대 자루를 쌓았지만 파도의 흐름을 바꿔 놓을수는 없었다. 보충한 모래는 소리없이 사라져 버렸고 마대 자루는 바닷 속 쓰레기로 전락했다. 임시방편으로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지만 예산 낭비에 불과했다.
▲ 임시방편 공사 침식방지를 위해 쌓아둔 돌들이 쓰레기로 전락한 현장. (2022년 8월 11일)
ⓒ 진재중
사업 초기에는 연안침식지역 앞에 잠제(수중 방파제) 600m를 설치, 큰 효과를 기대했으나 설치 후 북쪽 지역은 퇴적이, 남쪽 지역은 침식이 가속화되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서 인공구조물에 의해 변형된 파도의 흐름은 되돌릴 수가 없었다. 큰 파도가 밀려오면 침식과 퇴적의 왜곡은 심해져 사구의 침식속도는 빠르고 강해졌다. 길다랗게 놓여진 잠제(수중방파제) 남쪽부분은 해안도로마저 파여나가고 일부는 붕괴되었다.
▲ 잠제설치 전후 잠제(수중방파제) 설치 후 북쪽은 퇴적, 남쪽은 침식이 가속화 됨. (2023년 4월)
ⓒ 진재중
▲ 돌제와 식생토낭 돌제뒤에 친환경소재인 식생토낭으로 옹벽을 만들었다. (2024년 5월)
ⓒ 진재중
최후의 보루로 돌제 6기를 침식이 심각한 사구 앞에 설치했다. 사구안내소에서 내려다 보이는 돌제는 큰 파도가 밀려오면 언제 바닷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르는 돌무덤 같았다. 전문가는 이곳에 돌제를 설치했다는 것은 파랑을 막는 구조라기보다는 기본적으로 파랑의 유입을 허용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해안공학 전문가인 A 박사는 "이것은 파랑을 막는 구조가 아닙니다. 따라서 파랑의 정도 등에 따라서는 돌제와 돌제 사이의 사석이 유실될 수 있습니다. 사석이 유실되기 시작하면 옹벽이 순간적으로 무너질 수 있습니다" 라고 공사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 무너지는 도로 돌제 6기 하단부(남쪽) 도로가 유실되고 있는 현장. (2024년 3월)
ⓒ 진재중
▲ 보강공사 사석이 유실된 돌제와 돌제 사이를 보강하고 있다. (2024년 9월 3일)
ⓒ 진재중
속절없는 침식... 인공구조물의 허와 실

생태경관보전 지역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있다. 사구 진입로가 침식으로 자취를 감췄고, 탐방로였던 해안도로는 바닷속으로 잠겼다. 아래 사진은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것이다.

사구 지킴이가 '사구식물들의 보고'(사진 ①)라고 자랑하면서 안내해주던 사구식물지대는 사라지고 돌덩어리와 옹벽으로 대체 되었다(사진 ②). 바다에서 30~40m 거리에 나있던 군사도로는 바닷속으로 잠겼고 군 초소와 시설물들 역시 흔적 없이 사라졌다 .
▲ 사진 ① 사구식물들 해안가에 갯그령, 갯방풍, 순비기 나무 등이 바다모래와 함께 자라고 있다.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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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② 복구공사 임시처방인 복구공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2024년 9월 3일)
ⓒ 진재중
인공구조물이 설치된 지역에서 그 시설 자체가 다시 재해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동해안 침식지역 사례에서 볼 수 있다.
2007년 삼척 궁촌항이 건설되면서 인근 원평해수욕장의 모래해변이 사라지고 소나무가 뿌리째 뽑혀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마을 주민들은 오랜 세월 동안 정부와 투쟁을 벌였고 급기야 소송까지 간 결과 승소를 했다. 강릉 주문진은 주문진항 방파제 연장 건설 후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 돌제 주변 도로가 침하되어 지금까지도 복구공사를 하고 있다. 경북 울진의 봉평해수욕장 역시, 온갖 인공구조물들로 인해 백사장은 사라지고 해안 주택가와 상가까지 위협받고 있다.
▲ 매원리해변 연안침식 궁촌항 건설로 인접한 마을해변이 사라졌다. (2020년 9월 27일)
ⓒ 진재중
▲ 도깨비 촬영지 도로유실 강릉시 주문진 방파제 연장공사 이후, 침식이 심화되어 도로가 유실되었다. (2020년 2월 27일)
ⓒ 진재중
2024년 9월 3일 찾아간 안인해변은 돌제 하단부에서 사석이 유실되어 무너지고 있는 옹벽과 도로를 보수하느라 트럭과 포클레인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침식이 반복되어 절벽으로 변한 하시동·안인 해안사구는 해안사구식물을 복원한다고 특수 토목섬유로 제작된 제품인 '식생토낭'으로 옹벽을 쌓았다. 하지만 큰 파도 앞에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한국항만협회 강윤구 박사는 "모래가 있어야 할 곳에 공사용 길과 돌 그리고 옹벽으로 장벽을 쌓았습니다. 지금은 모래해변의 생태계가 완전히 망가진 상태이며, 일부 돌제도 선단부에서부터 일그러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가면서 더 일그러질 수 있습니다. 옹벽도 서해안 안면도 백사장 해변과 같이 부분적으로 떨어져 나가면서 흉물이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하고 우려를 나타낸다.
▲ 복구공사 안인해변 남쪽지대의 도로유실로 포크레인과 트럭 동원 작업을 하고 있다. (2024년 9월 3일)
ⓒ 진재중
▲ 침식복구 작업 무너진 도로에 옹벽설치와 연안침식복구를 위한 돌제를 놓고 있다. (2023년 12월)
ⓒ 진재중
무너져버린 학습의 장

이곳은 해안식물과 식생을 연구하는 전문가들과 학생들이 자주 찾는 장소였다. 그러나 지금은 접근로조차 없다. 군부대가 철수해서 접근이 용이하다 싶었는데 오히려 침식으로 인해 어렵게 하고 있다. 사구지역에 자생하는 보호종과 식생대를 안내하던 입간판은 퇴색되어 보이지 않는다 . 안내소 입구에는 안내원 대신 출입금지라는 경고판과 쓰레기만이 쌓여가고 있다. 해안침식을 막기 위한 흉물스런 콘크리트 구조물만 쌓아져 갈 뿐 탐방객들을 위한 배려라고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

해안 숲과 사구를 연구하는 신은주 숲해설가는 "이 지역은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경관보전 지역인데 해안사구와 공사 내용에 대한 안내는 하나 없고 '자연환경보전법'을 내세워 경고판만이 탐방객을 섬뜩하게 하고 있습니다" 하고 환경부와 강릉시의 소극적인 관리대책에 대해서 꼬집는다.
▲ 흉물스런 안내소와 플래카드 불법행위 금지에 대한 원주지방환경청과 강릉시가 내건 안내판. (2024년 9월 3일)
ⓒ 진재중
▲ 안인, 하시동 사구 현장 탐방객들이 해상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황보 덕
사구지대는 해수부와 환경부가 모두 관할 지역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서로 관리를 회피하는 지역이다. 해수부에서는 동해안은 주로 항구나 방파제, 침식을 막기 위한 잠제, 돌제, 콘크리트 옹벽 등에 관심을 가질 뿐 사구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환경부 역시 서해안 신두리 사구나 서해안 해안사구에 비해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생태환경보전 지역으로 지정한 하시동·안인 해안사구는 등한시 하고 있다.

전라남도 신안군은 지역에 발달한 해안사구들의 특징을 연구하고, 사구 보전 정책을 선도하겠다고 밝히고 국립 사구 센터 설립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충청남도 태안군 역시 '신두리 사구'의 체계적인 보존과 정비를 위해 종합정비계획을 세워 2021년부터 2031년까지 11년간 약 51억 원의 사업비를 들이기로 했다.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하시동· 안인해안사구의 보전 가치가 높은 만큼 적극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규송 강릉원주대 생물학과 교수는 "서해안 해안사구처럼 환경부나 강릉시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라고 제언했다.
▲ 연안침식방지를 위한 시설물 우측의 잠제와 돌제, 옹벽이 흉물스럽게 펼쳐져 있다. (2024년 7월)
ⓒ 진재중
 바닷모래위에 터를 잡은 사구식물,
ⓒ 진재중
환경부는 생태경관보전 지역 보호를 위해 의무적으로 생태계 훼손 행위에 대한 감시, 자연환경 정밀조사와 모니터링 등을 통해 사구를 보전해야 하지만 강릉 화력발전소 건설 이후 공사업체와 지자체, 해수부에 책임을 전가할 뿐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원주지방환경청 관계자는 지난 3월 "현장 점검 및 모니터링을 강화, 더 이상 해안사구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지만 그 이후 크게 변화된 것은 없다. (관련 기사 : "참담합니다" 강릉 바다 보고 탄식한 전문가)

안인 화력발전소의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한 당사자는 환경부다. 환경부는 '생태경관보전 지역'으로 지정한 하시동·안인 해안사구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발전소가 들어서기 전에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했을 것이다. 이런 거대 시설물이 들어서면 침식이 되리라는 것을 일반인도 예상을 할 수가 있는데 전문가 집단과 환경부에서는 모를 리가 없다.

10여 년 이상을 하시동·안인 해안사구를 찾은 신은주 숲해설가는 "하시동·안인 해안사구를 생태경관보전 지역으로 지정했을 때는 그만한 타당성과 가치가 있어 지정을 했을 텐데 이렇게 소홀히 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화력발전소 공사를 하면, 연안침식이 오리라는 것을 예상했을 텐데 환경영향평가에서 왜 제대로 지적을 하지 못했는가 의심스럽습니다" 하고 문제를 지적한다.

골프장으로 변한 석호
▲ 인공시설물들 잠제와 돌제,골프장 등 인공구조물들이 들어서 있는 현장(2024년 7월)
ⓒ 진재중
하시동·안인 해안사구와 도로 하나를 두고 한 골프장이 운영 중에 있다. 이곳 역시 환경부가 지키고 보존해야 할 석호였다. 석호는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안에서 볼 수 있는 희귀한 지형으로, 그 퇴적 구조를 통해 한반도의 과거를 알아볼 수 있는 귀중한 자연자원이다. 풍호는 경치가 아름다워 신라 때 서라벌에서 화랑들이 호연지기를 기르기 위해 시를 읊으며 놀았다고 전해진 장소이다. 그러나 2011년 골프장 건설 이후, 석호의 가치를 상실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17년 1월 제2차 하시동·안인사구 생태·경관보전지역 관리기본계획 수립 연구 - 최종보고서'에서도 "하시동·안인사구의 배후지에 있는 풍호와 연계하여 생태적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방안 모색, 인근에 산재하는 해안단구, 사빈, 석호 등의 지형자원과 철기시대 유물 출토지 등의 역사자원을 활용하여 주민생활의 질 향상 방안과 연계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보고되어 있다.

식물연구원장 김희석 박사는(62) "풍호는 역사와 자연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강원특별자치도동해안 최남단의 석호였습니다. 골프장 개발 전에는 다양한 식생들과 동물들을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였는데 이제는 회복할 수 없는 골프장으로 변모했습니다. 회복할 수만 있다면 석호를 복원해야 합니다" 하고 석호의 사라짐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한다.

난개발로 인한 해안 침식은 해수면 상승의 영향과 맞물리면서 더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해안을 이용하는 개발 사업에서 인공구조물을 설치할 때는 엄격하고 정확한 환경영향평가가 필수적이다. 현재 해안 개발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는 해안 침식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며, 조사도 예측도 부실하다.

최광희 가톨릭관동대 지리교육학과 교수는 "인공 시설물이 설치될 때마다 어느 쪽에서는 모래가 사라지고 어느 쪽으로는 모래가 퇴적됩니다. 즉, 인위적인 힘이 가해질 때마다 자연계가 반응하며 그것이 우리에게 침식 문제, 퇴적 문제로 다가온다"며 "따라서 건설 계획은 매우 신중하고 다각적이며 면밀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해안에서 어떤 계획을 세우고 실행할 때는, 되도록 평균적인 예측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예측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해안사구는 육지와 바다 사이의 퇴적물 양을 조절하여 해안을 보호하고, 폭풍 해일로부터 해안선과 농경지를 지키는 완충 역할을 한다. 사구는 살아있는 생명체로,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화하며 주변 환경에 민감하다. 그러나 각종 개발로 인해 해안사구는 위기에 처해 있으며, 지금처럼 해안을 무분별하게 개발하면 사구는 더 빠르게 사라지고 보호종과 사구식물도 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해안사구의 보호와 관리가 시급하며, 단순한 지정에 그치지 말고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2024년 여름,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가 커지고 있다. 9월 중순에도 무더위가 계속되며 서울을 포함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최근 4년간 동해안에는 해안을 위협하는 큰 태풍이나 폭풍, 해일이 없었다. 하지만, 언제 해안사구를 덮칠 재난·재해가 발생할지 모른다.

안인 화력발전소가 멈추어 서는 동안, 하시동·안인 해안사구의 침식 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4년 후 안인 해변을 다시 방문했을 때, '예상된 붕괴, 하시동·안인 해안사구 무너지다!'라는 타이틀로 언론에 장식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해안의 변화 2020년 8월 화력발전소 해안공사 이후, 사라진 해변. (2024년 9월 3일)
ⓒ 진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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