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심 핵시설 첫 공개… “美 대선 전 몸값 올리기”

박준상,이경원 2024. 9. 1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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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탄두 생산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시설의 위치는 기존에 핵시설을 갖췄던 영변 또는 미국 정보당국이 오래전부터 비밀 핵시설로 지목한 평양 인근 강선 단지로 추정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통화에서 "북한은 대북제재를 해제하기 위해 미국과 어떤 형태로든 담판을 해야 한다"며 "의도적으로 핵시설을 공개해서 완전한 비핵화 같은 것을 요구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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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
7차 핵실험 가능성도…대통령실 “긴밀히 추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을 현지지도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에 총력을 집중해 비약적인 성과를 낼 것을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핵탄두 생산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오는 11월 있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미 협상을 목표로 ‘몸값 부풀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을 현지 지도하고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현장을 둘러보며 “정말 이곳은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고 말했다.

공개된 사진에서 김 위원장은 원심분리기 수백개를 연결한 캐스케이드를 둘러봤다. 원심분리기는 핵무기에 필요한 고농축우라늄을 만드는 장치다. 원심분리기 수백~수천개를 연결하는 캐스케이드 단계를 많이 거칠수록 고농축이 된다. 김 위원장은 “이미 완성단계에 이른 신형 원심분리기 도입 사업도 계획대로 내밀어 생산 토대를 한층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이 대외적으로 핵시설을 공개한 건 처음이다. 이번에 공개한 시설의 위치는 기존에 핵시설을 갖췄던 영변 또는 미국 정보당국이 오래전부터 비밀 핵시설로 지목한 평양 인근 강선 단지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본다. 앞으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고 핵시설을 공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통화에서 “북한은 대북제재를 해제하기 위해 미국과 어떤 형태로든 담판을 해야 한다”며 “의도적으로 핵시설을 공개해서 완전한 비핵화 같은 것을 요구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도 “카멀라 해리스가 당선되든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든 협상을 염두에 둔 일종의 몸값 올리기”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국 대선 전에 7차 핵실험 등으로 위기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분위기가 고조됐을 때 적절한 시기에 필요하다면 핵실험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기념일 전에 7차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예고하는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미 대선 등 대내외 정세를 포함한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핵실험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생산시설) 공개 의도 등을 면밀히 파악하는 중”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미 정보당국이 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와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 보유를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북한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우리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전례 없는 수준의 억제와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상 이경원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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