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확보' PO 매직넘버 '5'…5강 후보에도 못 들었던, 삼성의 대반전 드라마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돌풍이다.
삼성 라이온즈가 정규시즌 2위 확보 및 플레이오프 직행을 눈앞에 뒀다. 최소 2위를 확정하기 위한 매직넘버를 '5'로 줄였다. 사자 군단의 대반전이다.
2024시즌 개막을 앞두고 리그 판도를 예상할 때 삼성은 대부분 주목받지 못했다. 뚜렷한 상위권보다는 중하위권으로 예측하는 시선이 많았다. 5강 후보로도 좀처럼 꼽히지 않았다.
삼성은 조용히 이를 갈았다. 실력으로 예상을 뒤엎었다. 시즌 초반인 4월 말부터 2~3위권으로 뛰어올랐다. 4월 한 달간 16승8패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승률(0.667)을 뽐냈다. 5월엔 5할 승률로 버텼다. 6월 들어 14승1무11패, 승률 0.560(리그 2위)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6월 말부터 LG 트윈스와 치열한 2위 싸움을 펼쳤다.
7월이 고비였다. 8승12패, 승률 0.400(리그 9위)로 주춤했다. 3위로 7월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8월, '여름 삼성'의 저력을 보여줬다. 17승7패, 승률 무려 0.708(리그 1위)를 자랑했다. 8월 17일 마침내 LG를 3위로 밀어내고 2위로 도약했다. 이후 흔들림 없이 2위 자리를 지켰다. LG와 격차를 점점 벌리며 우위를 점했다.
현재 삼성은 1위 KIA 타이거즈와 6.5게임 차, 3위 LG와 6게임 차다. 최소 2위를 확보해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는 매직넘버를 5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LG가 잔여 12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 해도, 삼성이 남은 10경기에서 5승을 올리면 2위는 삼성 몫이다. LG가 패하면 삼성의 2위 확보 시점도 더 빨라진다.
삼성의 선전 비결은 무엇일까. 신구 조화가 대표적이다. 주장 구자욱, 야수 최고참 강민호에 트레이드 이적생인 베테랑 박병호가 중심을 잡아줬다. 여기에 김영웅, 김지찬, 이재현을 비롯해 이성규, 윤정빈, 김헌곤 등이 가세했다. 데이비드 맥키넌, 루벤 카데나스에 이어 영입한 새 외인 타자 르윈 디아즈 역시 빠르게 적응해 도움이 되고 있다.
삼성은 팀 타율 8위(0.270)지만 팀 홈런은 1위(167개), 타점은 5위(677개)다. 특히 구자욱(28개), 김영웅(25개), 박병호(21개), 이성규(21개)까지 20홈런 이상 타자 4명을 배출했다. 2018년 다린 러프(33개), 강민호(22개), 이원석(20개), 구자욱(20개) 이후 6년 만이다. 선수들이 십시일반 힘을 합쳐 승리를 만들었다.
또한 8월부터 현재까지 기간을 한정해 살펴보면 삼성 타선은 팀 타율 3위(0.290), 홈런 1위(47개), 출루율 1위(0.365), OPS(출루율+장타율) 1위(0.830) 등을 빚었다. 순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점에 더욱더 힘을 냈다.
투수진의 활약도 못지않았다. 시즌 팀 평균자책점 2위(4.44), 세이브 공동 2위(38개), 홀드 1위(109개) 등에 이름을 올렸다. 볼넷은 두 번째로 적은 438개였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가장 낮은 1.41, 피안타율은 세 번째로 낮은 0.269였다.
선발진에선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이 14승6패 평균자책점 3.55로 다승 1위, 평균자책점 6위(국내선수 1위)를 차지하며 포효했다. 외인 원투펀치인 코너 시볼드와 데니 레예스는 각각 11승6패, 10승4패로 동반 10승을 달성했다. 삼성 외인 투수가 나란히 10승씩 기록한 것은 2015년 알프레도 피가로(13승7패), 타일러 클로이드(11승11패) 이후 9년 만이다.
더불어 이승현(좌완), 황동재 등 영건들의 활약도 쏠쏠했다.
구원진은 평균자책점 1위(4.66)에 당당히 자리 잡았다. 후반기 고전했지만 오승환이 27세이브로 리그 2위에 안착했다. 임창민이 28홀드(리그 2위), 현재 마무리로 보직을 옮긴 김재윤이 25홀드(3위), 김태훈이 21홀드(공동 5위)를 쌓았다.
필승조의 주축이 된 최지광, 알토란 같은 활약을 더하고 있는 이상민, 이승현(우완)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삼성이 더욱 뜨거운 가을을 꿈꾸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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