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진의 두 여인 홍진주·배경은 "시티골프 우승하러 왔다"
12일 중국 톈진 메이지앙 컨벤션센터에 설치된 골프존 시티골프장에 홍진주(41), 배경은(39), 김하늘(36)이 나타났다. 세 선수는 13일 이곳에서 시작되는 골프존 시티골프 차이나 오픈 초대대회에 참가한다.
홍진주는 지난해 40세 이상의 선수가 출전하는 KLPGA 시니어투어에서 대상을 받았다. 올해 더 무섭다. 6개 대회에 참가해 우승 3번, 준우승 2번, 3위 1번을 했다. 2024년 PGA를 휩쓴 스코티 셰플러급 경기를 했다. 홍진주는 평균 타수가 무려 66.5타이고 그린적중률은 94.5%다. 리커버리율 1위에 평균 퍼트 수 1위이니 보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이전 KLPGA 시니어 투어에 없었던 4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뻔했다. 홍진주는 3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후 이어진 대회에서도 우승 경쟁했으나 최혜정에게 한 타 뒤졌다. 홍진주는 “아쉽지만 그래도 동료들이 혼자 다 해 먹는다고 칭찬 반 시샘 반 농담을 한다”고 말했다.
배경은도 요즘 샷이 날카롭다. 그는 “요즘 내 스윙이 아주 좋다. 마음에 든다”고 했다.
16세 때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2005년에는 상금왕에 올랐으며 LPGA 투어에서 뛰었던 배경은은 요즘 바쁘게 산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까지 날아가 US여자오픈 예선전에 출전했다.
배경은은 “2라운드 중반까지 1등이었는데 막판 보기를 하고 나서 분풀이로 친 샷이 OB가 나서 더블보기를 하 바람에 아깝게 떨어졌다”고 아쉬워했다. 배경은은 지난 5월 KLPGA E1 채리티 오픈에 초청 선수로 참가했고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며 800만원 상당의 밥차를 쏘기도 했다.
배경은은 JTBC골프에서 LPGA 투어 해설도 한다. 그는 “새벽에 중계하고 하루 8시간 레슨을 할 때도 있다. 내 운동 시간이 모자라 필드 레슨을 할 때 잠시 짬을 내 개인 연습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배경은은 “시간은 나에게 주어진 기회이며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서 열심히 산다. 과거에는 성적에 짓눌려 행복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즐겁다. 제2의 임진한이라는 말을 듣는, 존경을 받고 실력 있는 최고 여성 레슨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우승하러 톈진에 왔다. 일반 대회 경기에 참여할 때처럼 3시간 반 전에 일어나 준비하는 루틴을 지키겠다고 했다. 시티골프는 스크린과 일반 골프를 결합한 골프다. 롱게임은 스크린골프에서 하고, 그린과 그린 주위의 쇼트게임은 인조 그린에서 경기한다.
인조 그린은 천연 잔디와는 약간 다르다. 선수들은 “아이언샷이 튀어 나갈 때가 있고 짧은 거리 퍼트가 잔 경사에 좌우로 흔들리며 그린 주위 칩샷도 일반 그린과는 약간 다르다”고 한다.
홍진주는 “적응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배경은은 “인조잔디에서 라운드해 보니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브리티시 여자오픈 경기를 할 때 느낌이 난다. 그때 그린의 작은 굴곡 때문에 예상 못 한 곳으로 볼이 흐르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골프가 다 똑같지 않다는 걸 알았다. 시티 골프에서도 올드 코스에서 경기할 때처럼 배우는 마음으로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대회 총상금은 500만 위안(약 9억 원)에 우승상금은 150만 위안(약 2억 8000만 원)이다. 홍진주가 뛰는 시니어 투어 대회 총상금의 10배 가까이 된다.
골프존 차이나 오픈은 선발전을 거쳐 올라온 아마추어 골퍼 80명과 초청 선수 20명이 출전한다. 한국 선수 3명 외에도 중국, 태국 등의 프로 선수 17명 참가했다. 남녀가 전장 차이만 다르게 경기하며 남녀 가리지 않고 순위를 가린다.
톈진=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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