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로 넘어온 미래車 주도권…전동화·수소 키 쥔다

최대열 2024. 9. 1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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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GM, 포괄적 협력 맞손
전동화·소프트웨어, 한·중·일 경쟁력↑

현대차와 제너럴모터스(GM)는 포괄적 협력을 약속하면서 전기·수소 기술을 같이 개발하고 생산하기로 했다. 특히 수소 분야는 아직 초기 단계로 시장이 작아 주요 업체 간 협업이 요구되는 분야다. 한두 회사의 역량만으로는 없던 시장을 만들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수소 기술을 활용한 이동 수단과 관련해 가장 앞선 곳으로는 현대차와 도요타가 꼽힌다. 현대차는 대형 트럭 엑시언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과 넥쏘 등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한 양산차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만들었다. 도요타는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를 2014년 처음 선보였다. 지금 팔고 있는 건 2세대 모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한 수소충전소에서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차 투싼FCEV가 충전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로이터]

수소 화학반응으로 생기는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구동력으로 쓰는 수소연료전지는 앞서 다른 완성차 회사에서도 개발한 사례가 있다. GM 역시 1966년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다목적차량 일렉트로 밴을 선보인 적이 있다. 2000년대 넘어와 쉐보레 이쿼녹스(2007년)·쉐보레 콜로라도(ZH2) 등 SUV나 픽업트럭 모델을 내놨다.

다만 이처럼 소규모 시험생산이나 시제품을 만드는 것과 시판을 염두에 둔 양산형 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현대차와 도요타가 서로 손잡는 것은 물론 두 회사를 중심으로 또 다른 동맹 전선이 형성되고 있는 모양새다. 도요타와 BMW는 최근 수소연료전지차를 2028년을 목표로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현대차 역시 GM 외에 다양한 완성차 회사와 연료전지시스템 협력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국산차 업체는 직간접적으로 현대차에 연료전지시스템 협업 의향을 전하기도 했다. 중국 광저우에 연료전지시스템을 브랜드화해 공장과 연구시설을 가동하는 것도 직접 개발한 연료전지시스템을 다른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둔 행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자리 잡으려면 빠르게 시장을 키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하는데 수소차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라며 "공동 개발·생산한다면 비용을 낮춰 가용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전동화 분야도 중국을 비롯해 한국·일본 등 아시아권 제작사가 앞서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전기차는 배터리가 차량 성능을 좌우할 만큼 주요 부품으로 꼽히는데, 중국 업체는 원재료 수급부터 최종 완제품까지 공급망 전반이 탄탄하다.

닝더스다이(CATL), 비야디(BYD) 등 주요 회사는 해외 광산 지분을 사들이거나 합작사 설립 등으로 원재료 수급망을 갖췄다. 여기에 일찌감치 중국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보급에 힘을 주면서 배터리 수요를 늘려놨다. 상대적으로 느슨한 환경규제로 제련·가공 기술도 꾸준히 쌓을 수 있었다.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널리 쓰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애초 일본 업체가 시장을 만들어 키운 분야다. 가전·휴대용 전자기기 등에 들어가는 소형 배터리에서 이제는 자동차 등에 대형 배터리가 더 많이 쓰인다. 전기차 시장을 키우는 데 기여한 테슬라 역시 파나소닉과 함께 배터리 기술을 가다듬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부품전시회 오토메카니카에 마련된 CATL 전시장. 차량용 배터리를 전시해뒀다.[사진출처:연합뉴스, 신화통신]

한국에선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셀 기업이 포진해 있다. 현대차 역시 과거 하이브리드 차량이나 시범형 전기차를 만들 때부터 이들 배터리 업체와 협력해 왔다. 한국 배터리 3사는 글로벌 완성차 제작사 대다수와 계약을 맺고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 자료를 보면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기준 상위 10개 업체의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모두 한·중·일 업체다.

내연기관차를 가장 먼저 만든 곳이 유럽이라면 20세기 들어 대량생산 체제를 갖춰 대중화에 앞장선 곳은 미국이다. 전장화·전동화에 이어 소프트웨어 기술 등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바뀌면서 아시아권 자동차 제작사로 무게추가 기우는 모양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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