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한국수소연합 회장 "암모니아협의체 합병하고 연구조합도 설립"
수소 산업 구심점 위상 확립
수소화합물 분야로 영역확대
수소 실증 단지 사업 구상도
"거품빠진 지금 탄탄한 기반 다져야"
"수소 산업은 현재 조정기를 거치고 있습니다. 정확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기업과 정부가 함께 수소 경제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지난 10일 만난 김재홍 한국수소연합(구 수소융합얼라이언스) 회장은 수소 ‘거품’이 빠진 지금이야말로 앞으로 다가올 수소 경제를 준비하기 위해 탄탄하게 기반을 다질 때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등을 지낸 산업통으로 지난 3월 수소융합얼라이언스의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2017년 설립한 수소융합얼라이언스는 수소 산업 진흥을 위한 국내 유일한 민·관 협의체였으나 지난해 연구개발(R&D) 관리 체계 부실 문제가 불거지며 위상과 역할이 약화한 상태였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명칭을 한국수소연합으로 바꾸고 전문인력을 확충하며 조직을 재정비했다. 김 회장은 "수소뿐 아니라 액화수소, 암모니아 등 연관 산업까지 포괄해 대외적으로 기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한국수소연합으로 명칭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임기중 수소산업 전주기에 걸친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해 정부와 기업, 관련 기관을 연결하는 창구로서 기관의 역할을 정립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소화합물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현재 사단법인 청정암모니아협의체와 합병도 검토하고 있다.
김 회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연구조합을 설립하는 일이다. 수소 산업과 관련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사업화를 지원하는 연구조합을 설립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와 함께 수소 실증단지를 구축하는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실증 단지에선 수소 생산과 저장, 운송, 활용 등 전주기에 걸친 구현 과정을 살펴보고 단계별로 기술과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수립하고 2020년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하는 등 수소 산업 선도국으로 가기 위한 의욕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현실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부는 2022년 수소차 6만7000대를 목표로 했으나 실제로는 2만9623대에 그쳤다. 2022년 기준 설치된 수소충전소 개수도 213기로 목표(310기)에 도달하지 못했다.
김 회장은 "아직 여건이 성숙하지 않아 수소 생산 및 유통 기업이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연구개발(R&D) 및 생산, 유통 기반 구축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올해 처음 실시하는 청정수소발전 입찰제도가 수소 산업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정수소발전은 정부가 인증한 청정수소 및 청정암모니아를 이용한 발전사업자를 정부 경매방식으로 선정하는 것으로, 우리나라가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실시한다. 국내 기업으로는 SK E&S, 두산퓨얼셀, 포스코인터내셔널, 롯데케미칼 등이, 외국 기업으로는 엑손모빌(미국), INPEX(일본), ACME(인도) 등 20여곳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하는 그린 수소에 대해 김 회장은 "궁극적인 친환경 수소이지만 아직 경제성이나 기술 수준이 낮아 본격적인 생산·활용에 어려움이 존재한다"며 "원자력과 연계해 원전수소, 탄소포집형 블루 수소 등으로 생산 및 조달 방안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당 수소 생산 단가는 그린 수소가 1만5000원, 블루 수소는 5000~7000원, 그레이 수소는 4000~6000원 정도다.
현대차는 내년 5월 넥쏘 신형 모델, 혼다는 CR-V E:FCEV, BMW는 iX5 하이드로젠을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또 수소 버스나 수소화 물차·특장차 출시도 이어진다. 그는 수소차 시장과 관련해 "내년부터 제조사별로 가격이 저렴하고 성능은 향상된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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