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이닝9K' 라우어, KBO리그 마운드 적응 완료
[양형석 기자]
▲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선발투수 라우어가 3회에 투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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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12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5안타를 터트리며 10-0으로 대승을 거뒀다. KIA는 이날 승리로 정규리그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를 '5'로 줄였다(81승2무50패). KIA는 해태 시절부터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11번의 시즌 동안 단 한 번도 우승을 놓친 적이 없었다.
KIA는 1회 1사 3루에서 선제 희생플라이를 때린 김도영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키스톤 콤비' 박찬호가 4안타1타점2득점, 김선빈이 3안타1타점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나성범은 7회 시즌 21번째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올 시즌 선발 투수들의 줄부상이라는 큰 악재를 겪고 있는 KIA는 대체 외국인 투수 에릭 라우어가 KIA 유니폼을 입은 후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이범호 감독과 팬들을 기쁘게 했다.
'양날의 검' 될 수 있는 외인투수 중도교체
시즌 도중에 외국인 투수를 중도 교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교체한 외국인 투수가 뛰어난 활약을 통해 팀의 구세주로 떠오르는 경우도 있지만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아까운 비용과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만 날리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단순히 분위기 반전이 아닌 그 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팀은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하면서 더욱 신중하게 외국인 투수를 교체해야 한다.
2011년 류중일 감독이 부임한 삼성은 메이저리그 출신 내야수 라이언 가코와 2010년 SK 와이번스에서 14승을 기록했던 일본인 투수 카도쿠라 켄으로 외국인 선수 라인업을 꾸렸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이 엄청난 신임을 보여줬던 가코는 58경기에서 타율 .243 1홈런28타점의 부진한 성적으로 팬들을 실망시켰고 카도쿠라 역시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SK시절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삼성은 고민 끝에 칼을 꺼내 들었다. 2011년 7월 가코를 방출하고 덕 매티스를, 8월에는 가토쿠라를 집으로 보내고 저스틴 저마노를 영입했다. 정규리그 절반이 훌쩍 지난 상태에서 외국인 투수 2명을 교체한 것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매티스가 10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2.52,저마노가 8경기에서 5승1패2.78을 기록하며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한 것이다.
2022년 SSG 랜더스는 빅리그에서 통산 90승을 기록했던 거물 외국인 투수 이반 노바를 영입했다. 노바는 기대와 달리 12경기에서 3승4패6.50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고 잔부상으로 로테이션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이에 SSG는 노바를 퇴출하기로 결정하고 그 해 7월 대만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던 숀 모리만도를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 SSG에겐 다소 위험해 보이는 숭부수였다.
모리만도는 12경기에서 7승1패1.67이라는 눈부신 성적을 올리며 SSG의 복덩이로 떠올랐다. 이후 큰 기대를 안고 한국시리즈에 출전했지만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4이닝7실점(6자책)으로 뭇매를 맞았다. SSG는 모리만도의 부진에도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창단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지만 정규리그에서 맹활약했던 모리만도는 재계약에 실패하고 다시 대만리그로 복귀했다.
KBO리그 입성 후 최고 투구 선보인 라우어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제임스 네일과 윌 크로우로 구성된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축했다. 특히 크로우는 빅리그에서 통산 10승을 따냈던 투수로 KIA의 에이스 역할을 해줄 거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크로우는 8경기에서 5승1패3.57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5월 초 팔꿈치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KIA로서는 오랜만에 완성한 외국인 원투펀치가 한 달 만에 깨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KIA는 올해부터 신설된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해 캠 알드레드를 영입했지만 알드레드는 심한 기복을 보이며 9경기에서 3승2패4.53으로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KIA는 크로우를 대신할 새 외국인 투수를 찾아야 했고 빅리그에서 6년 동안 활약하며 통산 36승을 기록했던 좌완 라우어와 총액 35만 달러에 계약했다. 빅리그 커리어만 보면 크로우 이상의 선수를 데려온 셈이다.
하지만 빅리그 통산 112번의 선발 등판을 자랑하는 라우어의 KBO리그 적응은 그리 쉽지 않았다. 삼성과의 데뷔전에서 3.1이닝4실점으로 부진한 라우어는 KIA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첫 4경기에서 1승2패6.87에 그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 5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6.1이닝3실점으로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영입 당시 라우어에게 기대했던 성적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그렇게 아쉬운 대체 외국인 투수로 남는 듯 했던 라우어는 12일 롯데전을 통해 '반전투'를 보여줬다. 라우어는 이날 6이닝을 던지며 1피안타1볼넷9탈삼진 무실점으로 KBO리그 입성 후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라우어는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과 날카로운 커브를 앞세워 롯데 타선을 힘으로 압도했다.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일찍 교체됐지만 6회까지 투구 수도 단 78개에 불과했다.
정규리그 11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매직넘버를 '5'로 줄인 KIA는 한국시리즈 직행이 매우 유력한 상황이다. 에이스 네일이 빠른 속도로 재활하고 있고 라우어까지 KBO리그 마운드에 적응을 마치면 KIA는 한국시리즈에서 네일과 라우어, 양현종으로 이어지는 선발 트로이카를 내세울 수 있다. 한국시리즈에서의 강한 선발진 구축은 이범호 감독 우승 플랜에서 가장 중요한' 퍼즐'이 완성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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