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공략하는 금융권…장기간 공들인 JB금융 ‘두각’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4. 9. 1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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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충남보다 많다...체류 외국인 260만 시대 [스페셜리포트]
전북은행 수원외국인금융센터에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직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JB금융그룹 제공)
260만명 규모 체류 외국인 시장을 공략하려는 산업계 움직임도 활발하다. 그중 가장 기민하게 움직이는 업계는 금융권이다. 외국인을 겨냥한 금융상품을 선보이고 특화 점포를 운영하는 등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인다.

특히 지방은행 행보가 눈길을 끈다.

전북은행이 외국인 시장을 선점한 분위기다. 전북은행은 이미 2016년부터 국내 체류 외국인 우대 전용 상품인 ‘JB Bravo Korea 통장’을 선보였다. 입출금식 예금으로, 가입 대상이 국내 체류 외국인에 한정된 상품이다. 같은 해 12월에는 국내 최초로 외국인 대상 신용대출 서비스를 내놨다. 개인 신용등급에 따라 연 11~15% 금리로 대출이 가능한 서비스다. 지난해 10월에는 외국인 대상 비대면 대출 서비스도 시작했다. 국내 은행권에서 외국인이 비대면으로 계좌 개설과 대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전북은행이 유일하다.

전북은행은 외국인 특화 점포도 운영한다. 2019년 수원외국인금융센터를 오픈하고 경기 남부 지역 외국인 근로자 고객 유치를 본격화했다. 지난해에는 동대문소매금융센터를 동대문외국인금융센터로 전환해 서울권 외국인 고객 확보에 나섰다. 전북은행 외국인금융센터에서는 현지 직원을 채용해 외국인 고객의 실질적인 금융 업무 처리를 돕는다. 외국인 근로자 특성상 평일에 금융 업무를 보기 힘든 점을 고려해 주말에도 문을 여는 등 외국인 고객의 편의성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그룹 차원 투자도 적극적이다. JB금융그룹은 지난해 12월 해외송금 전문 핀테크 한패스와 전략적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JB금융지주·전북은행·JB인베스트먼트가 각각 한패스 지분을 약 5%씩 인수한다는 내용이다. JB금융그룹은 한패스 지분 총 15%를 취득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한패스는 외국인 고객 57만명,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 14만명, 연간 송금액 약 1조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해외송금 플랫폼이다. 저렴한 수수료와 간편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해 외국인 근로자의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외국인 플랫폼 중에서도 고객 기반이 탄탄한 한패스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어 외국인 대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JB금융그룹 관계자는 “한패스 고객 전용 금융상품을 선보이고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외국인 종합 금융사로서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용 상품에 특화 점포까지

대출 앞세운 저축은행 참전

이에 질세라 시중은행 추격도 거세다. 앞다퉈 다국어 서비스를 강화하고 상품을 차별화하는 등 외국인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근로자 특화 점포는 5개 은행이 총 32곳을 운영한다. 32곳 점포 모두 외국인 근로자 여건을 고려해 주말에도 문을 여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하나은행이 가장 많은 16개 점포를 갖고 있으며, KB국민은행 8개, 우리은행 5개, 전북은행 2개, IBK기업은행이 1개로 뒤를 잇는다. 하나·KB국민·우리은행은 천안·대구·광주·김해 등 지방에도 외국인 특화 점포를 개설했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하나은행은 해외송금 전용계좌를 이용하면 사고 시 치료비와 시신운구비 등을 보장받을 수 있는 무료상해보험 가입을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외국인 근로자가 공항에서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는 ‘출국 만기보험’을 선보였다. 보험금 지급을 신청한 외국인 근로자는 국민은행 인천국제공항지점과 일반구역 환전소에서 보험금 환전을 신청한 후 면세구역 환전소에서 외화 현찰로 보험금을 수령하면 된다.

신한은행은 유학생을 공략한 서비스를 내놨다. 외국인 유학생이 대학 등록금을 간편결제로 낼 수 있도록 한 ‘헤이영 서비스’다. 시중은행 최초로 외국인 고객 대상 비대면 체크카드 발급 시스템도 도입했다. 국내 발급 신분증을 보유한 만 17세 이상 외국인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외국인 고객을 위한 통장과 다이렉트 해외송금, 글로벌 뱅킹을 종합한 패키지 상품을 공개했다.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수수료 무료 혜택도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은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 가정 고객에게 외국환 송금 관련 수수료 우대를 제공한다.

저축은행 공세도 만만찮다. 지난해 3000억원 규모였던 외국인 대출 취급액이 올해 5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외국인 특화 대출 상품 출시에 속도를 낸다. 저축은행 업계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웰컴저축은행이다. 지난 4월 선보인 ‘웰컴외국인대출’의 대출 취급액은 4개월 만에 100억원을 넘어섰다. 미얀마·캄보디아·베트남 등 9개 국가에서 E9 비자를 받아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행하는 상품이다.

OK저축은행도 비슷한 시기 외국인 전용 대출 상품인 ‘하이오케이(Hi-OK)론’을 내놨다. 앞서 KB저축은행도 ‘키위 드림 론(kiwi Dream Loan)’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E9 비자는 물론 E7 비자를 가진 외국인도 가입이 가능하다. 다올저축은행과 세람저축은행 등도 외국인 근로자 대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시장 수요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박수호·정다운·문지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5호 (2024.09.03~2024.09.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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