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 외인 동반 10승…레예스 "코너도 열심히 해준 덕분, 정말 자랑스러워" [현장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대전, 최원영 기자) 효자 외인들이다.
삼성 라이온즈 우완투수 데니 레예스는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약 한 달 만의 부상 복귀전서 5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의 7-1 승리에 공헌하며 선발승을 챙겼다.
레예스는 지난달 16일 급성 요추 염좌로 자리를 비웠다. 회복에 매진한 뒤 이날 1군 엔트리에 합류했다.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레예스의 투구 수를 조절해 줘야 한다. 만약 공을 던지다 몸 상태가 안 좋다고 하면 비교적 일찍 내릴 수도 있다. 우선 우리가 정한 목표 투구 수는 70개 전후다"고 밝혔다.
다행히 문제없이 순항했다. 이날 총 투구 수는 63개(스트라이크 39개)였다. 포심 패스트볼(22개)과 체인지업(16개), 슬라이더(15개), 투심 패스트볼(5개), 커터(5개)를 섞어 던졌다. 포심 최고 구속은 147km/h를 기록했다.
타자들의 넉넉한 득점 지원으로 시즌 10승째(4패)를 수확했다. 선발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는 코너 시볼드(11승6패)와 함께 동반 10승을 달성했다. 삼성 소속 외인 투수가 나란히 10승씩 올린 것은 2015년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당시 알프레도 피가로(13승7패)와 타일러 클로이드(11승11패)가 각각 두 자릿수 승수를 선보인 바 있다.
승리 후 만난 레예스는 "투구 후에도 몸 상태는 괜찮다. 건강하게 돌아와 기쁘고, 특히 팀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어 너무나 좋다"고 미소 지었다.
레예스는 "매 경기 전 항상 포수 (강)민호 형과 게임 플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번에도 그 부분들에 초점을 맞춰 투구하다 보니 타자들 공략이 잘 됐던 것 같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 전 60~70구 정도 던진다는 이야기를 들어 인지하고 있었다. 스트라이크를 공격적으로 던지면서 타자들과 승부하려 했다. 그게 잘 이뤄져 70구가 되기 전 5회를 잘 마친 듯하다"고 덧붙였다.
타자들의 득점 지원에 관해서는 "1회에만 4득점을 뽑아줘 확실히 더 편안한 마음으로 투구에 임할 수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발투수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코너와 동반 10승을 이룬 것도 값졌다. 레예스는 "진심으로 자랑스럽다. 팀원인 코너도 팀을 위해 같이 열심히 해줘 9년 만의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팀에 업적을 남긴 것 같아 뿌듯하다"며 "이 기록은 팀 모두가 함께 이룬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기록을 세워 나가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가지 비보도 있다. 코너는 지난 11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다 오른쪽 견갑 부위에 통증을 느껴 조기에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튿날인 12일엔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다. 등에 담 증세를 보여 휴식 및 관리 차원에서 말소했다. 우선 레예스가 코너를 대신해 선발 에이스 역할을 수행해줘야 한다.
레예스는 "코너와 대화를 나눴다. 몸 상태를 계속 체크해봐야겠지만 그래도 조금만 쉬면 괜찮을 것 같다"며 "팀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니 잘 쉬고 준비해 빠르게 복귀했으면 한다. 우리에겐 가을야구도 남아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각오를 물었다. 레예스는 "첫 번째는 건강이다. 부상 없이 정규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포스트시즌에 건강하게 들어가고 싶다. 몸 관리 잘하겠다"며 "긴 시간 자리를 비워 모두에게 미안했다. 남은 경기에선 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에필로그>
선발승을 챙긴 레예스가 중계방송사와 수훈 인터뷰 중인 상황, 선발투수 원태인이 조용히 더그아웃에 잠입했다. 음료수 한 병을 들고 와 뾰족한 연장으로 뚜껑에 구멍을 냈다. 이어 곧바로 레예스에게 돌진해 음료수를 뿌렸다. 대신 조금, 정말 작은 양만 뿌린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원태인은 "많이 뿌리면 찝찝할까 봐요. 그래도 10승 한 기분은 내야죠"라고 웃으며 라커룸으로 사라졌다.
사진=대전,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삼성 라이온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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