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구독 시대… 웃는 LG, 방향성 고민하는 삼성전자

심희정 2024. 9. 13.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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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탈과 관리 서비스를 합친 '가전 구독' 사업을 두고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가전 소비 추세가 구독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도 구독 서비스를 시작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다만 섣불리 사업을 시작하기에는 고려해야 할 점이 많아 고민이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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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올 매출 1.8조원 넘길 전망
후발주자 삼성전자는 신중한 입장
구독 해지 따른 손실 등 타개책 고심


렌탈과 관리 서비스를 합친 ‘가전 구독’ 사업을 두고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LG전자가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구독 사업에 충분한 준비 없이 참전했다가 후발주자에 머무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가전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사업 진출은 정해진 순서로 본다. LG전자의 구독 사업이 올해 매출 1조8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공 모델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구독 해지에 따른 손실 등 위험이 적지 않아 삼성전자는 가전 구독 시장 진출에 대해 아직 뚜렷한 방향성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가전 구독 사업 진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가전 전시회 ‘IFA 2024’에서 구독 사업 진출 계획에 대해 “굉장히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지난 4월 “시장이 아직 넓으니 (사업을) 못한 시장부터 한 다음 구독을 고민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의 고민이 길어지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구독 해지 시 손실 처리 방식에 대한 노하우 등 구독 서비스 경험이 중요한데, 이를 설계하는 것이 복잡하다는 점이 꼽힌다. 통상 가전 구독은 제휴 카드와 연계해 계약을 맺는데, 소비자가 중도 해지했을 때 손실을 어떻게 처리할지 등 고려해야 할 지점이 많다. 렌탈 서비스 경험이 없는 삼성전자의 경우 금융과 연계한 구독 서비스 설계에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전 관리 서비스를 운영하는 인력 관리도 필요하다. 구독은 소모품 교체나 위생 관리를 담당할 인력이 필요한 만큼, 구독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가전 관리를 전담하는 인력을 새로 고용하는 등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다.

‘LG 따라하기’에 대한 부담도 있다. 여러 위험을 감수하고 구독 사업에 진입했다가 영업이익 신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면 삼성전자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 TV·생활가전 부문 영업이익은 4900억원으로 1년 전(7400억원)보다 34% 감소했다. LG전자는 구독 사업으로 지난해 연 매출 1조1341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1조8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의 국내 가전 매출 가운데 구독 비중은 지난해 15%에서 올해 20%를 넘겼다. 단순히 구매하는 것보다 구독 사업이 수익성이 높아 LG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에 이어 TV, 노트북으로 구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가전 소비 추세가 구독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도 구독 서비스를 시작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다만 섣불리 사업을 시작하기에는 고려해야 할 점이 많아 고민이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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