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지에 코 대고 들숨날숨…배달기사 수상한 행동 알고보니

김지혜 2024. 9. 13.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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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강남의 한 골목에서 시너를 흡입하고 있는 배달기사. 사진 서울경찰 유튜브 캡처


서울 강남의 한 길거리에서 환각물질인 시너를 흡입한 배달기사가 경찰에 구속됐다.

13일 서울경찰 유튜브에 따르면 경찰은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달기사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달 28일 강남의 한 골목에서 시너를 흡입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씨가 길거리 한복판에서 흰색 비닐봉지에 코와 입을 대고 여러 차례 숨을 들이켜는 장면이 담겼다. 그의 이런 모습을 수상하게 여긴 한 시민이 "배달기사가 시너를 흡입하고 있다"고 112에 신고하면서 A씨는 현행범 체포됐다.

112상황실은 실시간 CCTV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A씨의 인상착의와 위치를 파악한 뒤 지역 경찰에 신속하게 전달했다. 출동한 경찰이 A씨를 발견했을 당시에도 그는 시너를 흡입하고 있었다. A씨의 배달용 오토바이에서는 증거품도 나왔다.

시너는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환각물질로 분류된다. 부탄가스, 접착제, 아산화질소(해피벌룬) 등도 환각물질에 해당한다. 화학물질관리법은 환각물질을 섭취·흡입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한다.

2017년 부탄가스를 흡입한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사람이 이듬해 "화학물질관리법은 형벌 체계상 균형을 상실해 평등원칙을 위반했다"는 취지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2021년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환각 상태에서 다른 범죄로 나아갈 위험성까지 고려하면 과태료와 같은 행정벌로는 규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행위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심판 대상 조항으로 인한 개인적 쾌락이나 만족의 제한보다 국민 건강 증진과 사회적 위험 감소라는 공익이 월등히 중대하다"고 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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