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아침밥 먹게, 출근 30분 늦춰달라" 연봉 1억 은행원들 요구

하수영 2024. 9. 13.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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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가 지난달 29일 '9.25 총파업 투쟁계획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금융노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출근 시간을 30분 늦춰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11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는 영업시간 30분 단축과 주 4.5일제 도입을 요구하며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서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근로계약서상 근로 시간이 9시부터임에도 은행원들은 항상 8시 30분 이전 출근을 강요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출근 시간을 30분 늦춰 달라고 요구하는 이유는 ‘가족과 보낼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집회의 슬로건도 ‘아이들과 아침밥을’이었다. 실질적인 출근 시간이 8시 30분 이전인 탓에 가족들과 아침밥을 먹을 시간이 없다는 게 금융노조의 입장이다.

현재 은행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앞서 코로나19 당시 단축근무제가 도입되며 한시적으로 시작과 마감 시간을 30분씩 조정한 바 있다.

주 36시간 4.5일제도 요구안에 담겼다. 노조 측은 “주 4일제를 시행하면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을 확보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고, 지방에 방문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 지방 소멸 위기도 해결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오는 25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10만 금융노동자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금융노조의 요구가 수용될 경우 시중 은행 영업점 업무 시작 시간이 30분 늦어져 소비자들의 불편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평균 연봉 1억원이 넘는 은행원들이 근무 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것이 곱게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일부 제기된다.

지난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평균 연봉은 1억1265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보면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원의 평균 급여는 약 6050만원이었다. 이는 삼성전자(5400만원), 현대자동차(4200만원) 등 주요 대기업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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