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 더욱 엄중해졌다

2024. 9. 13.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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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전주(錢主) 역할을 한 손모씨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주가조작 방조혐의를 인정했다.

손씨가 미리 주가조작 세력과 짜고 작전을 벌인 증거는 없지만 주가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은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주가조작을 주도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이 시세조종을 한다는 사실을 손씨가 알면서도 그에 편승해 선의의 일반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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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12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주가조작 의혹'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전주(錢主) 역할을 한 손모씨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주가조작 방조혐의를 인정했다. 손씨가 미리 주가조작 세력과 짜고 작전을 벌인 증거는 없지만 주가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은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양측이 항소할 경우 최종 결론은 대법원에서 내려지겠지만 당장 검찰은 이 사건에 연루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도 주가조작 방조 혐의가 적용되는지를 엄중하게 따져야 한다.

어제 서울고법 형사5부는 손씨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손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뒤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주가조작을 주도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이 시세조종을 한다는 사실을 손씨가 알면서도 그에 편승해 선의의 일반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2심 재판부가 1심과 다른 결론을 내린 것은 검찰이 손씨에 대한 적용 혐의를 바꿨기 때문이다. 검찰은 당초 손씨를 주가조작의 공범으로 기소했으나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항소심에서 주가조작 방조범으로 변경했다. 이 재판은 검찰의 김 여사 수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됐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의 비상근 이사를 지냈으며 이 사건 주가조작이 이뤄진 시기를 전후로 상당한 시세차익을 거뒀다. 김 여사 측은 그동안 증권사 직원에게 계좌를 맡기고 매매를 일임했을 뿐 주가조작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은 더욱 증폭되게 됐다.

물론 김 여사의 계좌가 동원됐다는 사실만으로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관여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관건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알고 있었느냐 여부다. 실체적 진실 규명은 검찰에 달렸다.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방문조사를 마치고도 2개월 가까이 처분을 미루고 있다. 손씨에 대해서는 공소장을 변경해가면서 유죄를 끌어낸 검찰이 손씨와 비슷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김 여사에게 불기소처분을 한다면 그 이유와 근거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소상히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봐주기 수사’로 일관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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