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 그 생명을 보존하라
돈이나 물질이 생명일 수 없고, 성공과 출세가 축복일 수 없다. 돈은 빵을 살 수 있고, 빵은 목숨을 유지하며 보장하기도 한다. 약은 상처를 치유하며 몹쓸 병을 낫게 한다. 그래서 돈이나 물질은 아주 소중하고 필요하다. 하지만 그 자체가 생명인지는 잘 생각해야 한다. 돈이 최고인 자본의 세상에서는 호들갑을 떨며 사람들을 혼란케 한다. 그렇게 착각하며 주객이 전도된다. 돈이나 물질이 마치 생명인 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 돈과 물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무엇에 홀렸을까. 생명을 물질과 바꾸고, 소중한 생명의 가치는 하찮게 됐다. 생명을 거룩한 존재로 보는 눈을 잃었다. 돈과 생명은 하늘과 땅처럼 차원이 다르다.
하나님은 당신의 말씀에서 ‘그 생명을 보존하라’고 명하신다. 노아에게 방주를 예비하게 하신 하나님이 온갖 생명들을 함께 태우라, 그 모두를 잘 지켜내라고 하셨다. 유한한 생명의 가치를 이렇게 중하게 다루시는 의미와 이유를 알아차려야 한다.
‘암수 한 쌍씩 방주에 태워라.’ 땅, 그러니까 세상에 번식하게 하라는 말씀이다. 남녀의 비율, 존재할 수 있는 기본 바탕은 물론 창조의 뭇 생명을 지켜내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암수라고 강조하신 의미와 의도를 잊어선 안 된다. 한때 남아선호 사상이 대단했었다. 여자는 사람으로 취급받지 못했던 때도 있었다. 여자 없이 남자가 있을 수 없고 가족은커녕 인류의 존재가 끝난다는 것을 정말로 모른 것일까.
‘새가 그 종류대로, 가축이 그 종류대로, 땅에 기는 것이 그 종류대로….’ 지금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종의 다양성이 멸종하는 것은 전체 생명의 위협이다. 개체수가 급감하고 생물 종이 눈에 띄게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인류를 불안하게 만드는 이유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생명체가 얼마나 많이 사라지고 있는지 전문가들은 말한다. 모든 생명은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아무리 작은 생명도 하찮게 여길 수 없는 이유다.
예수는 누가복음 15장에서 잃은 양 한 마리, 잃어버린 드라크마, 집 나간 둘째 아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하나를 찾아내기 위한 목자의 수고와 헌신, 그리고 찾았을 때의 기쁨과 행복의 내용을 말한다. 기독교는 지금 시급하게 그 정신과 자세를 회복하고 간직해야 한다. 진리의 파수꾼인 양 쉽게 판단하고 정죄하며 내쳐선 안 된다.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신 주님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한다. 수많은 전쟁을 눈감아 주거나 정당화하고, 사람의 목숨을 함부로 대하는 폭력은 물론 자본과 성장, 성과에 의한 생명 경시와 소홀에 대해 예수의 심정으로 말해야 한다.
생태와 자연이 병들고 망가지면 인간도 함께 망한다. 기후 위기가 코앞에 닥쳤지만 여전히 물질의 풍요와 경제적 이익에 눈이 멀어 있다면 심각한 중병이요 구제 불능이다. ‘사람의 목숨이 그 소유의 넉넉함에 있지 않다(눅 12:15)’고 하셨다. 마당에 핀 원추리꽃과 강아지풀에서 하나님을 본다. 작은 꽃과 풀에서 완벽함을 느낀다. 모자람이나 문제나 아쉬움이 하나도 없다. 모양이나 색감이나 기능에서 빠짐이 없다. 나무도 고양이도 새에서도 그렇다. 모두가 창조의 은총과 섭리에 따라 너무나 아름답고 귀하게 더불어 살아간다. 하나님의 형상을 부여받고 손수 지음을 받은 사람은 어떻겠는가. 이제는 제발 생명과 존재의 의미를 알고 자연의 존재로 함께 살아가길 소망한다.
우리는 지구라는 공동의 집에서 살고 있다. 공동의 집에는 수많은 다른 생명이 함께 산다. 사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하나님의 세상은 온갖 생명들로 충만해야 한다. 그걸 부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하나님의 나라에 결단코 합당치 않다. 억지로라도 시간을 내어 자연으로 가보라. 인류가 살길은 생명과 자연에 있다.
백영기 쌍샘자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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