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장 자신감…“IOC위원도 결국 해냈다”
“8년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출마할 때도 주위에선 모두 ‘안 된다’면서 만류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해냈지 않았습니까.”
‘체육대통령’으로 불리는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42) 전 대한탁구협회장을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최근 IOC 선수위원과 대한탁구협회장 직함을 모두 내려놓고 대한체육회장 후보로 나선 유승민은 “2016년부터 행정가로 일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부정적인 이슈가 생길 때마다 체육계 전체가 매도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체육계를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오랫동안 고민하다 지난달 파리올림픽이 끝날 즈음 결심을 굳혔다”고 했다.
유승민은 지난 9일 대한탁구협회 임시대의원 총회에서 회장직 사임 의사를 밝히고, 대한체육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16년 선출돼 재선까지 성공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올해로 임기가 만료된다. 이 회장은 아직 3선 도전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더구나 이 회장은 3선에 도전하기 위해 체육회 규정까지 바꿔 ‘셀프 연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열린다.
만만치 않은 표 싸움을 해야 하는 유승민은 “다른 후보의 출마 여부는 내 머릿속에는 없다. 어차피 다른 후보와 경쟁을 해야 하는 만큼 내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오히려 강한 상대일수록 더 자극이 된다”며 “개인적으로는 2016 리우올림픽 당시 IOC 선수위원 선거 생각이 난다. 당시 많은 분이 어려운 도전이라며 나를 뜯어말렸다. 그래서 더 자극을 받았다. 필승의 각오로 하루종일 발로 뛰었고, 결국 당선됐다. 이번에도 같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1982년생인 유승민은 이날 인터뷰에서 ‘40대 기수론’을 들고 나왔다. 젊은 나이를 발판 삼아 체육계 전반의 목소리를 폭넓게 듣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선수 및 행정가로 일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국제 네트워크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유승민은 “10대부터 80대까지 체육을 즐긴다고 생각하면 내 나이가 딱 중간 정도 된다. 특히 지금 왕성하게 활동하는 지도자와 행정가들은 나와 비슷한 나이다. 더구나 두 아들이 축구를 하고 있어서 학부형의 마음도 잘 헤아릴 수 있다. 이와 함께 IOC 선수위원으로 일하면서 스포츠 외교에 대한 인사이트가 생겼다. 대한체육회장을 맡게 되면 국제 네트워크를 많이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을 따내며 국민적 스타가 된 유승민은 2016 리우올림픽에서 열린 IOC 선수위원 선거에서 당선돼 8년간 세계 스포츠 현장에서 활동했다. 또, 2019년 4월 대한탁구협회장을 맡은 뒤 최근까지 탁구계를 이끌었다.
대한체육회장은 체육계 전반을 책임지는 자리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대회도 잘 치러야 한다. 최근에는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의 폭로로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불투명한 운영 및 방만한 행정이 논란이 됐다. 대한체육회장의 리더십이 더욱 중요해졌다.
유승민은 “잘못된 것은 대한체육회 차원에서 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 발 빠른 대처와 올바른 정책 방향이 필요하다”며 “학교스포츠도 바로 세워야 한다. 인구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선수가 없어서 위기를 맞는 종목이 생겨나고 있다. 일반 학생이 엘리트 체육으로 쉽게 넘어올 수 있고, 전문 선수들이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와도 격의 없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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