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직후…해리스 후원액 급증, 트럼프 팬덤은 콘크리트
지난 10일 미국 대선 TV토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으나 대선 50여 일을 앞둔 상황에서 승패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로버트 슈멀 노터데임대 교수는 “정치에서 50일은 영원에 가까운 긴 시간”이라고 말했다. 여론이 남은 기간 중에도 얼마든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마지막 스퍼트를 앞둔 공화당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예상외의 일격을 당했다는 평가를 받는 TV토론 이후 당내에선 “대선 승리의 길이 좁아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나 TV토론으로 초박빙의 판세가 급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맥 셸리 아이오와주립대 교수는 “해리스가 토론에서 트럼프를 확실히 앞선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토론으로 트럼프가 크게 잃을 것은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막말을 활용해 반복해 온 불법 이민자나 이른바 급진 좌파의 집권으로 초래될 ‘공포와 혐오’에 집착하는 성격이 강하다”며 “트럼프가 거짓말을 하더라도 지지층의 충성도가 높아 투표 성향을 바꿀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공화당과 달리 민주당의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다. 그런데 정작 해리스는 토론 직후 “(선거일까지) 50여 일이 남았고 아직 할 일이 많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웬디 실러 브라운대 교수는 “해리스의 성과는 부동층 가운데서도 특히 젊은 유권자를 설득할 기회를 만든 정도로 봐야 한다”며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해리스 지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층의 행동이 단순한 관심 표명을 넘어 실제 투표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위프트가 TV토론 직후 공식 지지 선언을 한 것이 치밀하게 기획된 선거 전략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스위프트의 인스타그램 계정인 하루 만에 ‘좋아요’가 1000만 개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해리스가 TV토론에 거둔 진정한 성과는 돈이라고 입을 모은다. 민주당의 온라인 기부 플랫폼인 ‘액트블루’에는 TV토론 직후 4300만 달러(약 580억원)의 후원금이 몰렸다. 이는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해리스의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날 이후 하루 기준 최다 모금액이다. 짧은 기간 해리스가 급격하게 인지도와 지지율을 높인 배경은 매달 3배 이상의 광고비를 지출해 온 자금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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