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내가 좀 더 서로의 곁에 머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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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행성에서 에코페미니스트로 살기'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달과나무의 <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 는 15인의 에코페미니스트들의 고민과 사유가 담겨 있다. 우리는>
설사 우리의 지구 삶이 파국으로 향하고 있다면 그 파국을 어떻게 더 나은 방식으로 만들어갈 것인가를 놓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할 에코페미니스트들의 글을 읽으며 작고 작은 나도 그 전환적 사유를 함께하고, 보탤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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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죽어가는 행성에서 에코페미니스트로 살기'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달과나무의 <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는 15인의 에코페미니스트들의 고민과 사유가 담겨 있다.
▲ 책표지 |
ⓒ 창비 |
설사 우리의 지구 삶이 파국으로 향하고 있다면 그 파국을 어떻게 더 나은 방식으로 만들어갈 것인가를 놓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할 에코페미니스트들의 글을 읽으며 작고 작은 나도 그 전환적 사유를 함께하고, 보탤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폭염이 길어지는 이 기후위기 시대, 우리 중 어느 누구도 그 문제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함께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해야할 보편적 문제로서 사유하기 위해 저자들은 에코페미니즘을 다정하게 건넨다.
이 지구를 구성하는 주요한 행위자로서 인간만이 아닌 비인간종, 동식물, 공기, 물 등을 인식하게 되면 인간은 얼마나 겸손해져야 하는 존재인지 저자 김현미는 기후위기 시대 필요한 '애도'라는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생태적 슬픔이라는 정동은 수치와 희망을 동시에 포함하는 개념이다.'(22p) 잘 되고 있다는 희망으로서가 아니라 의미 있는 좋은 것을 위해 애쓰는 의미로서 우리는 희망을 지니고, 희망을 실천해야 한다.
그렇기에 이들은 '젠더-인종-생물종 간 정의를 바탕으로 인간-비인간 생명체의 요구, 이해, 욕망, 취약성, 희망에 반응하는 방식으로 서로 응답하고 관계 맺고자 고민하는 정치'인 '재거주 정치'에 대해 제안하는 것이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곳, 그리고 바로 지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 정은아의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사유는 나로 하여금 에코페미니즘 사유에 조금 더 발 내딛을 수 있게 해주었다. 동등함과 포함됨이 가능성으로서 사유되는 '정의로운 전환'은 일부분의 문제를 넘어 교차성과 상호연결성의 혁명적인 상상력을 꿈꿀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노동운동뿐 아니라 환경운동과 생태운동도 적지 않은 부분 가부장적 남성중심성의 문제를 지니고 있었기에 젠더 정의를 포함하여 포괄적으로 재사유되는 '정의로운 전환'은 말만이 아니라 정말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모두를 위한 전환으로서 가능할 수 있을 수 있겠다 싶어서 저자의 글이 반가웠다.
더 많은 부분, 더 넓은 부분 그리고 더 깊게 에코페미니즘과 교집합을 만들고 고민을 확장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먹고, 자고, 숨쉬는 순환 과정 속에서 다층적인 존재들과 연결되어 있기에, 이들과 어떻게 함께 잘 살 수 있는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213p)는 에코페미니스트들과 지난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다가서고, 함께 고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그것은 미안함도 존재했지만, 더 크게 기쁨으로 존재했다.
'우리가 더 많은 일자리와 임금과 노동시간 대신, 서로를 돌보는 삶을 선택하면 좋겠다. 성장과 채굴, 착취 대신 호혜와 돌봄, 사랑을 선택하면 좋겠다. 좀더 오래 서로의 곁에 머물 수 있도록'(69p)이란 책 속 문장을 마음에 담아두고, 어제보다 조금 더 함께 고민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에도 실립니다.에코페미니즘에 대한 사유를 넓혀가고 싶은 '바로 지금 여기'의 퀴어페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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