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도 포함한 ‘여야환의정’ 협의체 제안 나왔다

환자단체 “의사들에게만 마이크 쥐여주지 마”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한국중증질환연합회 관계자들. (출처=연합뉴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과 의사단체들을 향해 조속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환자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환자단체가 포함된 ‘여야환의정’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제안이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이 여야의정 협의체를 만든다면서 전공의를 포함한 의료계의 의견만 구하고 환자단체의 의견을 묻지 않는 것에 실망하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이어 “‘여야의정 협의체’라는 말속 어디에도 환자는 없다. 환자가 빠진 그 어떤 협의체 구성도 지지할 수 없다”며 “‘여야의정 협의체’ 대신 ‘여야환의정 협의체’ 구성을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의사들에게만 마이크를 쥐여주지 말고 환자들에게도 의료시스템에 어떤 변화를 바라는지 물어봐 달라”고 강조했다. 백민환 한국다발골수종 회장도 “환자는 의료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당사자로서 정책 결정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환자단체의 (협의체) 참여로 포괄적이고 실효성 있는 의료정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의료문제를 정쟁의 소재로 삼지 말아 달라고도 촉구했다. 이들은 “그동안 정치권이 개최한 간담회와 청문회를 성실히 출석했지만 그때마다 쓰디쓴 실망감을 삼켜야 했다”며 “(정치권이) 우리의 고통을 무기 삼아 정부를 공격하거나 방어하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의사들이 2025학년도 의대 정원까지 원점 재검토하라고 주장하는 것도 기가 막히지만 정치권이 의료계의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여야를 불문하고 용납할 수 없다”며 “저희에게도 의료시스템에 어떤 변화를 바라는지 물어봐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의사 단체가 있다”며 “일부 의사 단체만 참여하더라도 일단 먼저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시키자”는 입장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표성을 가진 의사단체의 참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추석 밥상에 중재자 한동훈을 올려놓고 싶은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