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바야데르' 전막 데뷔하는 전민철 "춤출 때 행복, 말로 표현 못해"
러시아 명문 발레단인 마린스키발레단 입단을 앞둔 무용수 전민철(20)이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유니버설발레단 '라 바야데르' 공연에 남자 주인공 솔로르 역으로 무대에 선다. 프로 데뷔 전 메이저 콩쿠르 우승 등으로 주목받았지만 전막 공연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민철은 선화예중과 선화예고를 거쳐 2022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영재 입학했다. 2023년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콩쿠르에서 시니어 파드되 부문 우승으로 군 면제를 받았고, 지난 7월 러시아에서 마린스키발레단 입단 오디션을 봤다.
전막 데뷔를 앞둔 전민철은 12일 오후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취재진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첫 전막 공연 앞둔 소감은.
A : 감사한 마음 뿐이다. 관객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Q : 연습하면서 어떤 지적을 듣나.
A : 니키아와 솔로르가 오랜만에 재회하는 장면을 연기하는데, 문훈숙 단장님이 보시고 "사랑이 행복하기만 한 게 아니다" 하시더라. 무희인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는 계급이 달라 비밀 사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조바심과 불안함, 안타까움 등 여러 감정이 섞여 있는데 내가 1차원적인 해석을 하고 있었다.
Q : 마린스키 선배인 김기민 무용수에게도 도움을 받나.
A : 등장신부터 과외를 해줬다. 처음엔 말로 설명을 하다가 "그러지 말고 연습실로 가자"고 하더라. 제 연기를 보면서 "손 하나를 뻗더라도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해주셨다. 모든 동작에는 이유가 있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전민철은 발레 '라 바야데르' 공연을 직접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대신 마린스키의 '라 바야데르' 공연 영상을 보면서 공부를 하고 있다.
Q : 공연을 보지 못해 어려움이 있겠다.
A : 영상으로만 접한 작품이라 아쉽지만 영상은 엄청나게 봤다. (웃음) 유니버설발레단은 마린스키 버전의 '라 바야데르'를 채택했기 때문에 마린스키의 영상을 가장 많이 봤고 예전 키로프 발레단 시절 것까지 찾아봤다.
Q : 연습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A : 1막부터 3막까지 스토리를 이끌어가야 한다. 한 번에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2시간을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에 지구력이 중요하다.
Q : 마린스키 외 다른 발레단 입단은 고려하지 않았나.
A : 클래식발레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마린스키가 1순위였다. 창작 발레나 현대적인 작품도 좋아하지만 관객으로서도, 무용수로서도 클래식발레를 가장 좋아한다.
Q : 어릴 때 발레가 왜 좋았나.
A : 그냥 행복했다. 춤을 출 때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행복했다는 말 외에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
'라 바야데르'는 '발레 블록버스터'라고 불릴 만큼 스케일이 큰 작품이다. 120명의 무용수, 200벌이 넘는 의상, 무게 200㎏에 높이 2m에 달하는 대형 코끼리 모형 등이 등장해 발레 작품 중 제작비가 가장 많이 드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제목 '라 바야데르'는 '인도의 무희'를 뜻하는 프랑스어. 고대 힌두사원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용맹한 전사 솔로르, 승려 브라만과 공주 감자티의 사각 관계를 그렸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는 27일부터 29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볼 수 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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