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1등, 이제 소주도 한다”...신세계 ‘제주소주’ 인수한 오비맥주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wasabi@mk.co.kr) 2024. 9. 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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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소주, ‘푸른밤’ 단종 후 ODM 수출
카스 수출 시너지 노리는 오비가 인수
오비맥주가 소주 사업 뛰어들어

국내 1위 맥주 업체 오비맥주가 신세계그룹으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합병하기로 했다. 카스를 비롯해 기존 맥주를 넘어 소주 수출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오비맥주가 소주 사업을 시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비맥주는 신세계그룹 주류 계열사 신세계엘앤비(L&B)가 운영하는 제주소주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제주소주의 생산용지와 설비, 지하수 이용권 등을 양도받아 소주 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제주소주는 한라산과 함께 제주를 대표하던 지역 소주다. 2016년 시장에 매물로 나온 제주소주를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190억원에 인수했다. 이마트는 2017년 제주소주 주력 제품인 올레 소주를 ‘푸른밤’으로 리뉴얼해 출시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인수와 제품화에 적극 나선 덕에 ‘정용진 소주’라는 별칭으로도 불렸다. 하지만 하이트진로 ‘참이슬’,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이 장악한 국내 소주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국 소주 점유율이 1%에 머무는 등 지지부진 판매를 이어갔다.

2021년 이마트는 자회사 신세계L&B에 제주소주를 넘겼다. 푸른밤 단종과 함께 국내 소주 시장에서 철수하고 이후 수출용 소주 제조자개발생산(ODM)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갔다. 2022년부터 베트남·싱가포르·태국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소주 수출을 확대해왔다. 지난해엔 만화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제품 라벨 디자인을 맡은 ‘킹소주24’를 한정 생산·판매하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오비맥주 소주 진출’로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이 양분해왔던 국내 소주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내 맥주 점유율 1위 ‘카스’ 영업망을 활용해 소주 시장에 빠르게 침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비맥주는 당장은 국내보다는 ‘제주소주 글로벌 확장’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제주소주 인수는 해외 소주·맥주 수출 시너지를 위한 포석”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카스 수출은 2020년 이후 몽골, 대만, 유럽 중심으로 연평균 14% 성장하는 등 글로벌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K-푸드 열풍과 함께 관심을 모으는 소주로 제품군을 다양화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구자범 오비맥주 수석부사장은 “이번 인수는 오비맥주 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이라며 “오비맥주는 한국 소비자에게 최고의 맥주 경험을 제공하는 데 전념하는 동시에 이번 인수를 통해 카스 수출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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