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민 죽어 나간다" 야유에 받아친 한덕수 "가짜뉴스"
대정부 질의 마지막 날인 12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야당 의원들 간에 의정갈등을 둘러싼 격한 설전이 오갔다.
이날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의 첫 야당 질의자로 나선 남인순 의원은 ‘매년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이 결정된 경위를 따져 물었다. 남 의원은 “2000명은 의료계와 상의 없이 22대 총선을 겨냥해 발표한 정치적 숫자 아니냐”며 “총선에서 심판받았으면 정책을 수정해야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고집불통으로 의료대란 사태까지 왔다”고 주장했다.
한 총리는 “충분히 과학적 근거에 따라 결정한 것이고 정치적으로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이런 개혁 하지 않는다”며 “어떤 속도로 증원하느냐는 정책 당국자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7개월째 보건의료 재난 상태가 계속되고 국민들 너무 힘들다. 잘못했으면 잘못을 시인하라”는 남 의원 사과 요구를 한 총리가 “전혀 동의할 수가 없다”고 되받자 야당 의석에선 야유가 터져 나왔다. 한 총리는 언성을 높여 “왜 의석에서 내 답변을 못 하게 하나. 의석에 의원님들은 가만히 계시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슬아슬한 수위로 진행됐던 두 사람의 질답은, 야당 의석에서 “국민이 죽어 나가잖아요”라고 터진 고성을 한 총리가 “가짜뉴스”라고 맞서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야당 의원들은 “무슨 가짜뉴스라고 해, 어디서 거짓말을”, “뉴스 안 보세요 오늘도 죽어 나갔어요” 등 거세게 반발했고, 한 총리는 다시 의석을 향해 “죽어 나가요? 어디에 죽어 나갑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를 모욕하는 겁니다. 저는 국민들에게 사실을 말씀드리고 있는 겁니다”고 날을 세웠다.
백혜련 의원과도 의료대란 책임 공방이 거칠게 오갔다. 백 의원은 언성을 높이며 발끈했고, 한 총리는 받아쳤다.
▶백혜련= “가장 큰 책임 정부에게 있지 않나”
▶한덕수= “아닙니다”
▶백혜련= “전공의에게 가장 큰 책임 있습니까”
▶한덕수= “첫 번째 책임이 있죠”
▶백혜련=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이냐”
▶한덕수= “중증환자, 희귀환자를 떠나버린 것이죠”
▶백혜련=“총리가 그런 태도인데 여야의정 대화 협의체에 어떻게 전공의가 들어오나. 총리가 밥상을 다 걷어찬다”
▶한덕수=“원인을 물으시니깐 명확하게 하셔야죠. 사실을 감추려고 하지 마라”
▶백혜련=“어떤 사실이요”
▶한덕수=“세계 어느 나라에도 응급실하고 중증환자를 떠나는 의료파업은 없다”
두 사람 간 논박이 고성으로 이어지는 사이 야당 의석에선 야유가 쉼 없이 터져 나왔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거듭 “의석에선 좀 조용히 해달라”고 중재했다.
반면 여당은 의대 증원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정부는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국민적 동의 하에 의대 정원을 먼저 발표했다”며 “다만 우리 국민은 의사 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의대 증원을 찬성하지만, 그러나 지금까지 기존에 누려 온 편리한 의료 서비스까지 불편하게 하고 싶진 않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에 한 총리는 “최대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해가면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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