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3·4기 건설 재개…尹, 체코 가서 '원전동맹' 구축 나선다

허진 2024. 9. 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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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직후인 19일부터 22일까지 2박 4일 일정으로 체코를 공식 방문한다. 한국 대통령의 체코 방문은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9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체코 방문을 통해 ‘원전 동맹’ 구축에 나선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2일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이번 체코 공식 방문을 통해 원전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는 ‘팀코리아’의 확고한 협력 의지를 체코 측에 전달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우리 기업의 원전 사업 수주가 확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 세일즈 외교를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7월 24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의 이번 체코 공식방문을 계기로 한·체코 간 원전 동맹이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 한·미가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글로벌 원전 동맹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수원과 경쟁했던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는 경쟁에서 탈락 뒤 법적 조치에 나서는 등 이의를 제기해왔다. 토마쉬 포야르 체코 국가안보보좌관은 4일 한국을 찾아 윤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체코로서는 한국과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 최종 계약을 체결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이번 방문을 통해 원전 건설뿐 아니라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비롯한 차세대 원자력 연구·개발 등에 관한 협력에도 나선다. 동시에 내년 수교 35주년 및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앞두고 양국 협력을 한 단계 도약시킬 계획이다. 김 차장은 “체코는 자유·인권·법치 등 가치를 공유하는 우리의 중요한 우방국으로 국제무대에서 북핵, 러·북 군사협력 대응, 우크라이나 지원 등 안보 현안에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서울에서 출발해 같은 날 오후(이하 현지시간) 체코 수도 프라하에 도착한 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단독ㆍ확대 회담을 진행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한다. 이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파벨 대통령이 주최하는 공식 환영식 및 만찬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방문 이틀째인 20일엔 파벨 대통령과 한ㆍ체코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 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함께 프라하에서 약 90㎞ 떨어진 풀젠시로 이동해 원전 관련 기업을 시찰한다. 이후 프라하로 돌아온 뒤 피알라 총리와 회담 및 오찬을 하고, 원전 협력을 비롯한 무역·투자·첨단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을 담은 양해각서(MOU) 서명식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체코 상·하원의장과 회담 ▶동포 만찬 간담회를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원전 산업 관련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는 고사 직전 원전 생태계 복원 계기”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별도 브리핑에서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 건설 재개와 관련해 “신한울 3·4호기 건설 허가는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한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에 따라 신규 원전 건설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이라며 “고사 직전까지 갔던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고 원전 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성 실장은 “우리나라의 원전 산업에 대한 대외신뢰도를 제고해 향후 체코 원전 수주를 비롯한 원전 수출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원자력 안전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강화해 원전이 적기에 건설되고 안전하게 가동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02년부터 추진돼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던 신한울 3·4호기는 2017년 10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건설이 중단됐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탈원전 정책을 비난해온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원전 생태계 복원을 강조해왔고, 이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한울 3·4호기의 건설을 허가했다. 한수원은 13일부터 기초굴착공사에 착수하고 3호기와 4호기를 각각 2032년과 2033년 준공할 계획이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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