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국에서 뛸래"…우크라 '죽음의 강' 헤엄쳐 탈출한 축구선수
우크라이나 축구선수가 고국의 ‘적국’ 벨라루스의 리그에서 뛰려고 불법으로 국경을 넘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스포르트 엑스프레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청소년 축구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인 데니스 셸리호우(35)는 지난 9일 벨라루스 프로축구팀 슬라비야모지르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그는 올여름 우크라이나 프로축구 빅토리야 수미와 계약이 만료된 터였다.
계약 체결 후 셸리호우는 슬라비야모지르 구단을 통해 밝힌 소감에서 2012년에도 벨라루스팀인 루치 민스크에서 뛰었다면서 “당시 함께했던 현 슬라비야모지르 코치들이 나에게 함께 하자고 제안했고 기꺼이 수락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뿐 아니라 러시아의 맹방 벨라루스와도 적대관계다. 벨라루스는 2022년 2월 시작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지원하고 있다.
셸리호우는 벨라루스로 가기 위해 ‘죽음의 강’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루마니아 접경지대의 티사강을 몰래 헤엄쳐 건넌 것으로 전해진다.
우크라이나 스포르트 엑스프레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셸리호우가 우크라이나에서 탈출하려고 약 두 달 동안 오리발을 신고 수영 연습을 하며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티사강은 우크라이나 징집 대상 연령인 18∼60세 남성들이 루마니아로 밀입국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헤엄쳐 건너는 곳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수천명이 티사강을 헤엄쳐 우크라이나를 탈출하고 있으며 전쟁이 시작된 2022년 2월 이후 이 강에서 최소 33명이 익사했다.
셸리호우도 병역을 피해 이와 같은 방법으로 루마니아를 거쳐 벨라루스로 도망갔다는 추측이 나온다.
셸리호우는 이와 관련한 우크라이나 스포르트 엑스프레스의 질문에 “당신의 추측일 뿐”이라며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하지 마라. 국경수비대에 물어보라”고 답했다.
러시아 매체 아르구멘티 이 팍티(AIF)는 “오리발을 단 우크라이나 축구선수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서 도망쳤다”고 비꼬았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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